[사설] 대공 수사권은 국정원으로 이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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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첩 1명도 못잡고 ‘3대 간첩단’ 사건 감감
정보사 해외 블랙요원의 신상 정보 유출 등 허점
산업스파이 방지 등 국정원 방첩 체계 확대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7 00:02:02

국민의힘이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늦었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부활을 추진하는 것은 명분과 이유가 뚜렷하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통과된 국정원 대공(對共) 수사권 폐지 법안이 올 1월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현재 대공 수사권은 경찰이 갖고 있다.

경찰이 대공 수사 전문성 향상을 꾀하고 있지만 최근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해외 블랙요원의 신상 정보 유출 사건이 보여 주듯 경찰의 능력과 의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폐지 후 경찰이 단 1명의 간첩도 잡지 못한 게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다. 대공 수사권 이전에 따른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보 분야’의 특성상 경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안보수사국 산하에 안보수사단을 두고 있는데 전문성과 기밀 유지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빈번한 것이 사실이다. 국정원은 2022년 11월부터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 등 ‘3대 간첩단’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런데 경찰은 북한 연계 혐의자 100여 명을 포착하고도 현재 본격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내사 대상자로 분류만 해 놓았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 조사 권한마저 없는 내용의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7명이 발의한 개정안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산업·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국정원이 갖고 있던 내란죄·외환죄·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죄·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등에 대한 조사권을 폐지하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 산업경제정보 유출 행위, 국가를 배후로 한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한 현장조사·문서 열람·시료 채취·자료제출 요구·진술 요청 등의 권한을 삭제한다는 것이다.

즉 친북 반역 등 국가보안법 위반은 물론 중국·동남아 국가 등에 의한 산업스파이 행위와 방산 기밀 유출, 북한·중국·러시아·이란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사이버 위협 등에 대해 국정원이 조사를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이 북한과 중국에 의한 안보 위협을 조사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은 안보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정보기관이 간첩 잡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정원이 대공 업무를 하지 못하게 손발을 묶어 버린다면 통진당 후신·간첩 전력자·관련자 등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사회 혼란을 부추겨 대남 적화의 교두보를 구축하려 할 게 불 보듯 훤하다. 설상가상으로 좌편향 국회의원들은 자료 요구권을 악용해 경찰·검찰·국정원·국방부 핵심 자료를 열람·파악해 ‘이적행위’를 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이 안보 조사 권한까지 빼앗기면 완전 무력화될 게 불 보듯 훤하다. 정보 관련 기능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니, 국정원 폐지와 다름없다. 국정원이 해체 수준으로 형해화된다면 북한 김정은과 그 수하 국가보위부 간첩들만 웃을 것이다. 안보는 국가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본 책무 중 하나로서 나라 안팎의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영토·주권을 보호하는 일이기에 이것은 여야를 가리거나 따질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 핵과 미사일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데다 친북 간첩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안위가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다.

또한 지금은 경제 전쟁의 시기다. 산업스파이들이 첨단 과학기술을 빼가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부(國富) 유출을 허용하는 것과 진배없다. 국정원 조사권 박탈을 강력히 저지하고 대공 수사권 복원 및 간첩죄 적용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국정원 강화 및 방첩 체계 확대에 나서야 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