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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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제1회 월드컵 축구대회는 남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열렸다. 13개국이 출전한 월드컵 원년대회 우승은 우루과이의 몫이었다. 우루과이는 축구의 나라답게 루이스 수아레스(인터 마이애미)·다윈 누녜스(리버풀) 등 유명 축구 선수들을 유럽 지역 등에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외화가 적지 않다. 이렇다 할 천연자원도 산업도 없다.
면적은 한반도보다 작은 17만㎢인데 인구는 400만 명이 채 안된다. 부산시 인구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와는 거의 지구 대척점에 위치해 있다. 드넓은 초원 위에서 키우는 양과 소·말 덕분에 양모와 피혁, 농·축산물 등 1차 산업에 의존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못 미친다.
우루과이가 그나마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살게 된 것도 2010년 이후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작은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난 무히카는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국부로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우루과이 경제발전과 빈곤 감소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5년 재임 기간 우루과이의 빈곤율은 40%에서 무려 11%로 떨어졌다. 특히 그는 대통령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고, 20년 넘은 구닥다리 폴크스바겐 비틀을 운전기사 없이 타고 다니는 검소한 생활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통했다.
관저 대신 수도 외곽의 허름한 집에 거주하며 출퇴근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임 시절 그에 대한 지지도는 무려 80%를 넘었다. '페페'라는 애칭으로 불린 무히카의 소박하고 검소한 삶과 철학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자를 만났다”며 기뻐했을 정도다.
“삶에는 가격 라벨이 없어 나는 가난하지 않다”거나 “유일하게 건강한 중독은 사랑의 중독”이라는 등 언변도 뛰어난 그였다.
대통령 퇴임 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다가 2020년 정계를 떠난 88세의 그가 얼마 전 대중 앞에 섰다. 식도암 진단을 받았고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어서 몸 상태가 매우 복잡하다고 밝힌 것이다. “저승사자가 나를 데리러 침대 주위에 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국내·외에서 무히카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온갖 고난과 장애를 넘어 조국의 빈곤을 퇴치한 그가 질병과의 새로운 싸움에서도 승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페페’ 힘 내세요.
박병헌 디지털뉴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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