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㉞ 文정부 조사위 무책임한 행태 도마에
[단독: 5·18 진실 찾기] <34> 증거 조사도 않고 ‘계엄군 성폭행범’ 결론
금남로 앞 버스서 성폭력 의혹
위원 9명 중 7명 “신빙성 없다”
피해자 진술 맞지 않자 조작도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7 00:05:00
▲ 김덕수 민간5·18진상규명위원회(민진사) 위원이 2월17일 광주 조선대 캠퍼스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작전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만들어 작년 12월 조사 활동을 종료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적법한 증거 조사도 하지 않고 계엄군 성폭행(강간) 의혹 사건을 ‘진상 규명’으로 처리하려다 퇴짜를 맞았다. 피해 진술 중에는 계엄군이 금남로 시위 진압 도중 버스에서 강간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위원 9명 중 7명이 ‘신빙성이 낮다’며 증거로서 인정하지 않았다. 남충수 기자·조사보고서 수록 사진 캡처
 
문재인정부가 4년간 국민 혈세 519억 원을 들여 만든 5·18 정부 조사위원회가 적법한 증거 조사도 하지 않고 계엄군을 성폭력 가해자로 결론 내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피해자의 진술이 당시 계엄군의 작전 위치·상황과 맞지 않자 뒤늦게 가해자의 소속 부대를 보고서에 바꿔 넣었는가 하면 법률상 조사위에 부여된 충분한 권한으로 가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데도 ‘피해자의 증언이 믿을 만하다’는 이유로 조사 없이 진상이 규명됐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또 검증되지 않은 채로 존재해 왔던 과거 제1~7차 보상심의 자료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손쉽게 업데이트한 사례도 있어 국민 세금이 무색할 정도로 무책임하게 운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엄군의 전남도청 앞 금남로 진압 당시 군인이 버스에 올라 성폭행했다는 진술에 대해선 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도 했다. 
 
16일 문재인정부에서 출범해 지난해 12월 공식 조사 활동을 종료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위원장 송선태)가 공개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직가2-5)’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위는 직권 조사 대상 11건과 신청사건 8건 등 모두 19건을 조사했지만 이 중 강제추행 사건(3건)을 제외한 16건은 강력한 내부 반대에 부딪혀 규명 불능 의견이 제시됐다. 
 
▲ 조사위가 지난해 12월 의결하고 최근 공개한 ‘계엄군 성폭력’ 보고서 표지.
구체적으로 16건에 대해선 표결에 부친 결과 '진상 규명'으로 분류된 직권 대상 8건은 반대 4명·찬성 5명으로 팽팽하게 맞섰고 신청 대상 5건도 반대 3명·찬성 6명으로 결론났다. 강제추행 3건을 제외한 ‘강간(성폭행)’ 사건들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정작 5·18 당시 계엄군이 부녀자를 강간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사례는 없던 셈이다. 
 
군에서 5·18 시기를 보낸 예비역 군·안보 관계자들은 ‘당시 군기상 불가능하다’며 작전 중인 군인이 부녀자를 강간했다는 등의 흉측한 소문은 선전·선동을 꾀한 쪽에서 빠르게 확산시켰을 수 있다는 한결같은 관점을 유지해 왔다. 광주 소요사태가 더 강경해지고 더 널리 확산하는 데 유언비어가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는 것이다. 
 
5·18 기간에 선동을 위해 사용된 악의적 유언비어 중 성 비위와 관련된 것은 △공수대원이 이화여대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3명의 팬티와 브래지어까지 모두 찢어내고 군화로 엉덩이를 찬 후 대검으로 등을 찔러 죽였다 △여학생을 발가벗긴 채 세워놓고 칼로 유방을 도려내어 죽였다 △여학생들이 발가벗긴 채로 피를 흘리며 트럭에 실려 갔다 △부녀자의 국부를 찌르고 유방을 칼로 도려내니 참을 수 없다 등이 있었다. <본지 10월25일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⑳] 유언비어로 심리전… 광주 들쑤셨다 보도 참조> 
 
미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마이클 아머코스트(Michael H. Armacost) 차관보는 5·18이 끝나고 두 달 뒤인 1980년 7월27일 미 연방 하원 외교분과위원회에서 5·18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관한 서면 답변에서 “북한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프로파간다 공격을 강화했고 남한을 국제적으로 정죄하려는 노력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MBC PD를 지낸 박명규 5·18역사학회장(법학박사)도 지난해 10월 본지 인터뷰에서 “선량한 광주 시민이 이처럼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는 것은 광주 전라도민의 성품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누군가 정부에 대항하고 반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악한 의도로 퍼뜨린 것이어야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1985년 9월16일 펴낸 대릴 M 플렁크(Daryl M. Plunk) 선임 방문연구원의 보고서도 유언비어가 ‘지역적 긴장감(Regional tensions)’과 맞물려 기승을 부리며 폭력이 고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계엄군 성폭행 사건에 대해선 보수층 저변에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이번 조사위 보고서에서 특히 ‘강간’ 사건이 내부 반발에 부딪혀 일제히 부결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만큼 조사위가 ‘진상 규명’으로 마무리하려 한 사건들의 인정 근거가 미약해 실체적 진실로 인정해야 할지 마지막까지 논란이 거듭됐다는 뜻이다. 
 
이종협 상임위원과 이동욱·차기환 비상임위원 등 3인은 “진상규명 조사 결과보고서는 일반적인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수준의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사실 인정을 위한 조사가 매우 부실한 상태로 전원위원회에 제출돼 ‘진상 규명 불능’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강제추행 등 성폭력 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소수의견에 대한 왜곡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본문’ 내용에 계엄군·피해자 또는 참고인들이 계엄군들의 악행에 대해 일부 개별 진술 또는 증언한 내용에 대해 검증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전체화·일반화 해 계엄군을 잠재적 강간범으로 단정하는 관점과 5·18 성폭력 사건의 책임 소재를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군부독재와 결부된 국가폭력에 있다고 밝히는 관점 등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소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보고서는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개연성이 있다는 등 추정만으로 5·18 당시 대한민국 국군을 악의 집단으로 인식시키고 있으며 성폭력 가해자로 단정해 기술함으로써 성폭력 범죄자로 낙인찍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국군의 명예와 사기뿐 아니라 국민 통합이라는 위원회의 활동 목적 자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고 증거 배척 판단을 내린 배경을 밝혔다. 
 
이어 ‘진상 규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 8건에 대해서도 “피해자 본인 진술이 있을 뿐 사건 현장 목격자 또는 사건 발생 후 피해 내용을 듣거나 목격해 알고 있는 참고인이 없는 등 피해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본인의 진술 또한 모순되고 신빙성이 의심되는 등 핵심 진술을 배척하는 사실 자료(정황증거)들이 많이 보이므로 ‘진상규명’ 결정하는 데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조사 대상 사건 19건 중 ‘진상 규명’으로 전원위원회에 올라온 16건의 피해 유형은 중복피해를 포함해 ①강간 및 강간미수는 9건 ②강제추행은 5건 ③성고문 1건 ④성적 모욕 및 학대 6건 ⑤재생산폭력은 3건이었다. ‘성고문’ 피해 유형이 적은 건 조사기간 피해자(전옥주)가 사망하는 등의 원인이 때문이라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 등은 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고 구체적인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조사위는 1번 피해자 사건 ‘직가의2-5(1)’에 대해 진상 규명으로 결정했으나 이 위원 등 3인은 반대 의견을 냈다. 
  
조사위는 1980년 5월19일 오후 8시쯤 전남여고 인근에서 작전 중인 7공수여단 33대대 인원으로부터 집단강간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은 “신빙성이 크다”고 진상 규명으로 등급을 매긴 이유를 제시했다. 
  
그러나 작전 기록에 따르면 7공수 33대대는 이날 오후 6시30분 전남대로 복귀했고 오후 9시 광주역으로 출동해 오후 9시55분 역전파출소와 KBS 광주방송국 일대의 시위대를 해산하고 오후 10시25분 다시 전남대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들이 이 점을 지적하자 조사위는 가해 부대를 11공수여단 63대대로 수정해 가결했다. 이 위원 등은 “조사의 마무리 단계까지 가해 부대를 7공수여단 33대대로 지목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위원들이 지적하자 이를 11공수 63대대로 변경했다”며 “가해 부대를 귀납적 방법으로 찾아가지 않고 가해 부대를 특정 부대로 지목한 후 그것에 맞춰 연역적 방법으로 보고서가 작성돼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을 구체적인 증거 없이 가해자로 결론을 내리는 접근방식이 결함이 있고 사실관계의 조사가 부실하다”며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신빙성이 크다’는 주관적인 추정만으로 대한민국 국군을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는 행위는 또 다른 폭력”이라고 의견을 냈다. 
 
또한 “전남여고 후문 골목으로 (중략) 총을 찬 얼룩무늬 군복의 군인 5·6명이 차를 세우라고 했다”는 피해자 진술도 당시 작전 상황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을 찼다는 것은 권총을 뜻하는데 당시 시위 진압 작전 현장에 있었던 계엄군의 휴대 총기와 다르고 공수부대는 소령 정도 돼야 권총을 차고 다닐 수 있었다는 근거다. 이 위원 등은 “공수부대 영관급 장교 5·6명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진술을 배척했다. 
  
2번 피해자 ‘직가의2-5(2)’ 사건에 대해선 위원 4인이 반대했다. 
  
위원 4인은 “소령 계급장을 달고 ‘계장’으로 불리던 전남합동수사단 한 수사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한겨레신문 인터뷰 기사가 2018년부터 보도됐으나 2년이 경과한 후 최근에 와서야 군인수사관이 아닌 경찰수사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을 바꾸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추정만으로 특정인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할 수는 없고, 아무리 과거사 조사라 할지라도 가해자를 특정인으로 지목할 경우에는 형사사법 절차에 버금가는 증거가 확보돼야 한다”고 판단 내렸다. 
  
특히 “피해자는 피해 당시 하얀 런닝, 손에 두부를 든 모습, 비빔밥을 사준 식당, 성폭행 당한 여관, 파란 하늘, 초록색 들판, 내부 온돌, 연행 상황과 구타·가혹행위는 없었음을 정확하게 기억해 경찰수사관 A를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군인수사관으로 표현한) 한겨레 보도를 바로잡거나 반론하지 않고 2년이 지난 뒤 가해자를 바꿨다”고 의심했다. 
  
4번째 피해자 ‘직가의2-5(4)’ 사건은 “피해자는 운전병 1명을 포함한 얼룩무늬 공수부대 옷을 입은 군인 3명으로부터 트럭에 태워져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작전상황과 맞지 않다”고 봤다. 
  
소수의견에 따르면 당시 공수부대원은 트럭을 운전하지 않았다. 민무늬 군복을 입은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부대원이 트럭을 운전하며 공수부대원의 이동과 배치를 지원했다. 
 
또한 “피해자는 함께 탄 (또 다른) 여성 2명도 피해를 당했다고 했지만 같이 강간 피해를 당한 여성 2명이 보상자료 등 어떤 기록에도 전혀 남아 있지 않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위원 등은 “피해자는 1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해 백운동 뒷산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다”며 “5월19일 당시 작전 상황에서 복수의 병력이 1시간 정도의 원거리까지 트럭을 타고 무단이탈해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은 계엄군 작전상황이나 당시 계엄군 사병들의 이동 반경에 비춰 납득하기 힘들다”고 진상규명 결정에 반대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 1980년 5·18을 전후해 광주 지역에 유포된 각종 유언비어가 민심을 호도하고 계엄군에 대한 적개심을 키웠다고 미 정보당국이 판단했다. ‘전국 각지에서 동참해 오고 있다’고 가짜 뉴스로 선동하는 유인물(왼쪽)과 성폭력 등 계엄군을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유언비어 유형(오른쪽 위), 북한의 프로파간다 공격이 강화되고 있음을 지적한 미 국무부 차관보의 기밀문서.
 
파다했던 계엄군 ‘성폭력 만행’… 결국 헛소문 
  
軍·안보 관계자 “당시 군기에 비춰볼 때 불가능” 
19건 조사했지만 강제추행 3건 빼곤 “규명 불능” 
대중선동 위해 불순세력이 유언비어 악의적 유포 
  
다섯 번째 피해 사건으로 분류된 ‘직가의2-5(5)’도 부결됐다. 소수 의견은 “피해자는 자신이 충장로에서 시민군의 도주를 돕던 중 다친 시민군을 일으켜 세우려다 갑자기 날아온 총탄이 구하던 사람의 가슴 쪽을 관통한 후 왼쪽 무릎 위 허벅지에 박혔다고 진술한다”며 “하지만 어떤 사람이 총을 쐈는데 어떤 한 사람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서 그 탄이 힘이 남아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의 허벅지에 박혔다는 것은 총기 감식이나 법의학적 상식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어 “마취 없이 수술하고 하혈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코마 상태로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이송됐고 1년8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고 진술한다”며 “세브란스병원은 2000년대 초에 디지털 영상기기로 다 전환하면서 그전에 필사했던 것을 전부 다 디지털화했고 1년8개월이나 입원했다면 그 자료가 남아 있을 것이지만 진료기록이 없다”고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했다. 
 
조사위의 조사 부실 등을 이유로 진상 규명에 동의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소수 의견은 ‘직가의2-5(6)’ 사건에 대해 “조사관은 화순군청의 시스템상 ‘42년생 김△△’라는 정보만으로는 주민 조회가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는 등 핵심 증인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면서도 “위원회에 부여된 권한을 충분히 활용했더라면 사건 해결의 핵심 증인이 될 수 있는 이들을 찾을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조사가 미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차후 새 증거가 나온다면 그때 다시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7번 피해자 사건 ‘직가의2-5(7)’은 4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먼저 조사위가 전원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은 “피해 여성은 (수치스러워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상의를 벗기라는 지시를 받고 작전을 수행했다는 복수의 계엄군 진술과 목격자 진술이 확인되는 장소라고 조사위는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복수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진술 내용조차 이 보고서에 적혀 있지 않아서 진술 내용에 대한 신빙성 검증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옷을 벗기라는 지시가 특정 대대 또는 특정 지역대에서만 내려졌다면 그 부대만의 일탈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설령 특정 지역대장이 그러한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면 지역대 예하 중대들이 똑같은 지시를 받아야 했는데 위원회에서 계엄군 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중대마다 지시받았다는 내용들이 달라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역시 ‘진상 규명’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이 4건 제시된 ‘직가의2-5(32)’ 사건은 새 증거가 있을 때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소수 의견은 “피해자는 YWCA에서 끌려 나와 지프차에 타려고 한 발을 올리는 순간 날카로운 것이 엉덩이를 찔러 성기 쪽을 찔렸다면서 이후 그것이 원인이 돼 자궁적출 수술을 했다고 진술한다”며 “그러나 수술한 의료기록이 존재하지 않고 목격자와 참고인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피해 장소를 포함한 지역에서 작전 중이었다는 사실, 피해자가 5월27일 YWCA에 있다가 체포됐다는 사실 등 현재까지 확인된 간접적인 정황만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역시 판단을 유보했다. 
 
신청 사건인 ‘20-가의2-14’에 대한 ‘진상규명’ 결정에도 4건의 반대가 나왔다. 
 
보고서는 “신청인은 가해자의 복장에 대해 2020년 7월 위원회 1차 진술 시 ‘파래 가지고 군복처럼 생기긴 했지만 군복은 확실히 아니었다… 전경대 옷을 보았고 내가 그 옷을 잘 알아’라고 진술했다가 2023년 8월 위원회 2차 진술 시에는 ‘가해자의 복장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꾸었다”며 “강간당한 순서에 대해 1차 진술 시 ‘첫 번째는 전경대 옷을 입은 한 사람으로부터 강간을 당했고 두 번째는 (두 사람으로부터) 윤간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가 2차 진술 시에는 ‘처음 피해를 본 게 두 사람한테 당한 거고 두 번째가 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진술을 번복해 전반적으로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또한 “신청인 본인 진술만 있을 뿐 피해 장소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건 현장 목격자 또는 사건 발생 후 피해 내용을 듣거나 목격해 알고 있는 참고인이 전혀 없는 등 피해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사관은 이 보고서에서 ‘강간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진상규명’ 결정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소수 의견은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개연성이 있다는 추정만으로 대한민국 국군을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는다”고 지적했다. 
  
‘20-가의2-40’ 사건은 “신청인이 기억하기로 가해 군인은 ‘얼룩무늬가 아닌 국방색 군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 검은 칠’을 한 군인 2명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진술했는데 위원회 조사 결과 당시 계엄군들이 얼굴에 검은 칠로 안면 위장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고 당시 공수부대는 피해 현장에서 작전하지 않았다”면서 “조사관은 이 보고서에서 ‘전교사 보병학교 교도대 병력에 의한 강간으로 추정된다’며 ‘진상 규명’ 결정으로 의견을 제시했는데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임의적이고 불합리한 추정만으로 국군을 성폭력 가해자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강변했다. 
  
‘21-가의2-77’ 사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작전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수 의견은 “신청인은 ‘당시 군인들은 철모를 썼고 워커를 신고 완장 같은 것도 차고 있었다. 배낭도 메고 손에 총도 들고 있었다’고 진술한다”며 “완전군장 한(배낭을 멘) 병력이 차량에서 하차해 시위 진압에 나선 경우는 기록에 없고 당시 작전 상황과 맞지 않아서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21-가의2-82’ 사건도 “신청인과 같이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동료와 이들의 피해 사실을 알만한 ○○공장 사장 및 공장장을 찾아서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위원회에서 이들을 찾아서 조사하지 못해 조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사관은 이 보고서에서 “군인(편의대) 또는 작전 중 낙오된 군인으로부터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진상 규명’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 등은 “시민군 작전지역에서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사건인데 민간인에 대한 조사보다는 계엄군 편의대 또는 낙오한 군인을 가해자로 추정하고 몰아가는 조사를 하고 있어서 합리적이지 않다”며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자의적인 추정만으로 대한민국 국군을 성폭력 가해자인 것처럼 낙인찍고 있어 위원들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 보고서에 가해자를 대한민국 국군으로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군복을 착용한 인원 등에 의해 발생한 강간 피해에 대한 판단’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처럼 논리 비약적인 조사 결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사복 입은 사람 2명이 다가왔고 그들이 처음에 보이지 않던 군복 입은 사람을 불렀다고 진술했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계엄군 편의대일 것으로 간주한다”며 “만약 가해자들이 계엄군 편의대라면 3명 모두 사복을 착용해 민간인 또는 지역방위대원으로 위장하는 게 상식적이다. 당시 지역방위대원들도 군복을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역방위대원들이 군복을 착용하지 않았는데 지역방위대원으로 위장해 활동하는 편의대가 군복을 착용하고 활동할 리가 없다”며 “당시 피해 장소인 ○○동 일대에서 편의대가 운용됐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강변했다. 
  
‘21-가의2-181’ 사건은 신청인이 위원회 조사 시 ‘차량 내부 좌석 배치’를 그림을 그려서 설명했는데 군용지프의 구조와는 다르게 그려서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소수 의견은 “군용지프는 구조상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공간이 부족해서 신청인이 진술하는 것처럼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계엄군이 들어와 (성추행할) 공간이 없다”고 배척 사유를 제시했다. 
  
‘20-가의2-33’ 사건은 조사위원 9명 중 7명이 반대했다. 
  
보고서는 “신청인은 1980년 5월18일 오후 4시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금남로를 지나가던 중에 계엄군이 쫓아와 곤봉으로 차량 문을 가격하고 군홧발로 차며 문을 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해 문을 열었다”며 “차량에 탑승한 계엄군은 총으로 신청인의 발을 힘껏 누르고 바지를 내리면서 죽이겠다고 겁을 주었다”고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위원 7명은 “당시 계엄군 작전 상황 고려 시 계엄군이 자기 바지를 내리고 여성 바지까지 내릴 정도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시 금남로 현장 사진을 첨부하며 진술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또한 “신청인의 피해 사실을 입증해 줄 수 있는 버스 기사·버스 회사 관계자·전무 등 핵심 관계자들을 찾아서 조사하지도 않아 조사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 내용은 104차 전원위 안건 심의자료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116차 안건 심의자료에 누락됐다. 소수 의견은 “위원들의 안건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진술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20-가의2-34’ 사건도 버스 안내양으로 근무하던 피해자가 5월18일 오후 5시 “도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군인 1명이 승객들을 끌고 내렸고 나머지 군인 1명이 뒷좌석에 남아있던 학생을 곤봉으로 구타했다. (중략) 버스 안에 군인 1명과 단둘이 남은 상황에서 군인이 내 몸 위에 올라타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위원 7명이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했다. 
 
이 위원 등은 ‘국가폭력’이라는 단어를 보고서에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소수의견을 보탰다. 
 
이 위원 등은 “‘국가폭력’ 이라는 표현 대신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계엄군’이 ‘국가폭력’인가라는 데에는 논란이 없을 수 없으며 ‘국가폭력’ 이라는 학술상 용어를 위원회의 진상규명 조사 결과보고서에 도입해 계엄군 자체를 국가폭력의 집단으로 폄훼하고 나아가 명령을 수행하는 군인들을 성범죄 집단으로 오인하게 해 군에 대한 혐오감을 유발하는 (표현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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