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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오픈런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5 06:30:30
 
▲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에서 판매하는 캔버스로 만든 작은 토트백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더니 재판매 사이트에서 수십 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트레이더조 홈페이지
 
최근 몇 년 새 백화점이나 명품 매장 앞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오픈런(Open Run)’이다. 여기서 오픈런이란 표현은 매장의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물건 구매를 위해 달린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콩글리시다.
 
그 배경에는 2020년대 들어 명품 시장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명품 소비자층이 두터워진 분위기가 있다. 이에 일부 구매자들이 수량 한정의 인기 있는 명품을 구매해 더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해 오픈런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고작 4000원 정도의 에코백을 사기 위해 오픈런하는 진풍경이 벌어져 관심을 끌었다.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에서 판매하는 캔버스로 만든 작은 토트백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더니 재판매 사이트에서 수십 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방은 흔한 디자인에 빨강·노랑·파랑·초록의 4가지 색상도 너무나 평범하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또 있었다. 지난해 역시 미국에서 불었던 ‘스탠리’ 텀블러 열풍이다. 스탠리가 스타벅스와 콜라보로 선보인 한정판 텀블러가 곧바로 매진되더니 정가의 4배가 넘는 가격에 재판매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치솟은 인기에 힘입어 111년 전통의 스탠리 연간 매출액 7500만 달러가 지난해에는 7억5000만 달러로 무려 10배나 껑충 뛰었다고 한다.
 
고가의 명품처럼 희소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광풍이 분 것일까. 트레이더조의 에코백과 스탠리 텀블러의 열풍 뒤에는 소셜미디어(SNS)가 있다. SNS를 통해 인기가 폭발하기 시작하면 그다음엔 너도나도 그 대열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심리가 작동하게 된다. 이 대열에서 탈락하면 나만 뒤처지거나 손해 볼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런 불안감을 표현한 말이 ‘포모(FOMO)증후군’이다.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SNS 세계에서 자신만 뒤처지고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킨다.
 
오픈런과 소비 광풍이 유통경제에 일조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불필요한 개인적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다한 정보에 피로감을 느껴 SNS를 멀리함으로써 오히려 ‘소외되는 즐거움(Joy Of Missing Out)’을 추구하는 조모(JOMO)족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박선옥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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