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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들어 국방·안보 분야에서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2월16일 공개된 윤 정부 첫 국방백서는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 개념을 되살렸다. 12월26일 국방부가 5년 만에 전면 개정한 국군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선 북한 정권·군이 “명백한 우리의 적”으로, 이에 동조하는 세력이 “내부위협”으로 적시됐다.
북한은 올해 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두 쐈다. 군사정찰위성1호(만리경)의 경우 세 번째 발사 시도 결과 궤도에 정상 안착시켰다. 이로써 한국·미국 전략자산을 우주에서 정찰 및 감시할 ‘눈’을 확보했으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당중앙)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2023년을 “국력제고나 국위선양에 있어서 공화국의 영광스러운 발전행로에 큰 자욱을 새긴 명실공히 위대한 전환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정은의 이런 자평을 뒤집어 보면 2023년이 대한민국에겐 북핵 위협 대응으로 분주한 해였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가 올해 어떤 국방정책을 펼쳤는지 되돌아보며 다가올 내외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 최선의 해법찾기를 기대하면서 2023년 8대 국방뉴스를 정리해본다.
①국가정보원·검·경 올해‘대공 합동수사단’가동
햇볕정책 이래 지난 20여 년 유명무실해진 국가정보원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해체 수준이던 방첩업무의 복원 노력 자체가 주목된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청·검찰청과 함께 올래 1월6일부터 12월31일까지 ‘대공 합동수사단’을 상설 운영하며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함께 내사·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대공수사 기법을 경찰과 공유할 예정”이며 “향후 ‘대공 합동수사단’ 운영 성과, 안보 환경과 수사시스템을 종합 검토한 후 개정 국정원법에 근거해 국정원과 각급 수사기관 상호간 협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②윤 정부 첫 국방백서, ‘북한은 적’ 6년 만에 부활
북한이 ‘적’으로 명시된 것은 특기할 만하다. 윤 정부의 대북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며 전임 문재인정부와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준다. 북한의 핵 위협과 군사적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을 정치·군사적으로 압박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윤 정부의 방침이다.
③한국 핵무장 포기 대신 북핵 대비 ‘핵우산’ 협의체 신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월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확장억제 강화 합의를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여기서 양국 정상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NCG 설립을 선언”했다. NCG 창설로 한국이 미국 핵 대응 계획을 파악하고 핵우산 발동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상시 통로를 갖게 됐다.
④바이든 “한미일, 3자 방위 협력 전례없이 격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월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의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은 역량있고 필수불가결한 동맹”이라며 “미국의 (한·일) 양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철통같다”고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의 성과 관련 첫 번째로 ‘3자간 방위 협력의 전례없는 격상’을 꼽았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3자 방위 공조를 격상하기 위한 연례 합동 군사훈련 실시”와 “북한 미사일 발사와 사이버 활동에 관한 정보공유 강화” 등을 삼각 안보공조 강화의 예로 들었다.
특히 “핵심적인 것은 우리가 3국 어느 하나에 대한 위협에도 상호 대응을 위해 즉각 협의하기로 공약한 것”이라며 “이는 어느 때이든 역내에서 위기가 발생하거나 한 나라에 영향을 끼치면 핫라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1월21일 늦은 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군사합의 1조3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하고 과거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을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오전 총리 주재의 임시 국무회의는 “상호 신뢰가 다시 생길 때까지 9.19군사합의 1조3항의 효력 정지”를 의결했으며 윤 대통령이 즉각 국무회의 의결안을 전자결재했다. 이날 효력 정지 조치가 국방부의 “MDL 일대 북한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정찰활동 복원” 발표로 이어졌다.
⑥대한민국 ‘군사정찰위성 1호’ 발사 성공
국방부와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리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12월2일 오전 3시19분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발사된 지 약 1시간18분 만인 오전 4시37분쯤 해외 지상국과의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간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위성으로서의 기능이 확인되면 내년 상반기 전력화할 것이다. 군사정찰위성 카메라 해상도는 0.3m급으로 전해졌다. 가로·세로 각 30㎝ 정도 지상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할 수 있다.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정찰위성 성능이 세계 5위 이내”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⑦한·미·일, 북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
국방부는 12월19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가 최근 실시한 사전 점검 결과 운용능력이 검증”됐다며 이날 “오전 9시 정식 가동”을 알렸다. 이 공유체계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 및 평가해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며 365일 24시간 가동된다.
미사일 경보정보란 발사된 미사일의 발사 지점, 비행 방향과 특성, 미사일의 예상 탄착 지점 등을 의미한다. 각국이 보유한 탐지 수단의 특성과 지구의 곡률로 인해 한·미·일이 수집 가능한 북한미사일 경보 정보엔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한국은 지상 감시 레이더로 발사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동해상으로 날아온 중·장거리 미사일이면 일본 측 탄착 정보 쪽이 우월하다.
⑧국방부, 군 정신전력 교재에 “북한 추종세력은 내부 위협”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적시하고 입장을 표명한 군 정신전력 교재야말로 근본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논리에 휘둘리면 예외 없이 주요 우방국 일본과 미국을 향한 적대시 분위기가 고조된다.
5년 만에 전면 개정된 교재는 “헌법에 반해 북한 이념·체제 등을 추종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체제 근간을 흔들려는 세력”을 “내부위협”으로 짚었다. 아울러 “북한의 대남적화 획책에 따라 대한민국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의 존재를 분명히 했다.
또 “최근에도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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