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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삶의 최후 보루’ 자영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 18.5%까지 상승 ‘경고’
제도권 금융서 대출 못 해 불법 사금융에 의지
한국 경제 위기 ‘뇌관’ 우려 정책적 지원 요청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7 00:02:01
서민 삶의 최후 보루인 자영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가 치솟고 원·부자잿값 인상에 높은 임대료·인건비 등으로 대출 이자마저 제때 내지 못해 폐업이 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 속에 빚으로 버텨 온 자영업자들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4년여간 50% 이상 늘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자영업자(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가계대출+사업자대출)은 모두 1112조7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말(209만7221명·738조600억 원)과 비교해 4년3개월 사이 대출자와 대출 금액이 각각 60%·51% 늘어났다.
 
심각한 건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위험률이 3.1%까지 상승하고 이 가운데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5영업일 이상 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 위험’ 대출 잔액이 전체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자영업이 이처럼 벼랑 끝에 서게 된 주요 원인은 물론 경기불황이다. 국세청의 최근 5년간 자영업자 현황 보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종합소득세 신고자 가운데 사업소득을 신고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 수는 660여만  명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2021년에는 1년 새 105만1000명(19.1%)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자 증가율 2.4%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약 8배에 달했다.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해야 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자영업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대량 양산되면서 동업종끼리의 무리한 경쟁 결과 소득은 해마다 줄어 최근엔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이 월평균 162만 원(세전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 상위 0.1%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4년여 사이 16억2000여만 원에서 17억6000여만 원으로 오히려 8.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의 평균 소득도 4억8000여만 원에서 5억1000만 원으로 5.0% 늘었다. 자영업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일이 극소수의 전유물임을 보여 준다. 수많은 근로소득 직장인이 ‘대박의 꿈’을 노리고 자영업의 길로 뛰어들었지만 성공할 확률은 하늘의 별 따기란 의미다.
 
심각한 건 대출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더 이상 ‘돌려막기’조차 힘든 다중 채무자라는 사실이다. 이들의 대출 잔액(689조7200억 원)과 연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24조7500억 원)의 비중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의 각 62%·79%에 달한다.
 
설상가상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금융에 빠지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 규제에 막혀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고, 저축은행도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및 만기 도래 등의 대출 상환 부담(16.7%) 등을 지목하고 있다. 당국의 정책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자영업이 무너지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금융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건 불 보듯 훤하다. 한국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자영업 회생에 정책적 지원이 요청된다. 중앙정부와 국회·지자체의 세심한 지원 정책이 뒤따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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