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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지대인 강원 북중부 지역을 흘러 북한강에 합류하는 소양강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댐이 만들어진 지 10월이면 꼭 50년이 된다. 우리 기술로 6년 반의 공사 끝에 완공한 소양강댐이다. 이때 양성된 기술은 현대건설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소양강댐은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지하철 1호선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3대 국책사업으로 꼽힌다. 물론 댐 건설 당시 야당의 반대도 적지 않았다.
소양강댐은 본래 콘크리트식으로 설계되었으나 공사비 절감·폭파 위협 등으로 자갈과 흙·암석의 조합인 사력댐으로 바뀌었다. 웬만한 폭탄과 미사일 공격에도 방호가 가능한 국가 중요시설이다.
댐 공사에 들어간 자갈과 흙의 양은 엄청났다. 당시 국민 1인당 일곱 가마니 꼴로 퍼부어졌다. 댐 높이 123m, 제방 길이 530m로 완공 당시 동양 최대의 사력댐이었고 현재도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
저수량 29억t에 달하는 소양호가 위치해 있다. 댐과 호수 전체를 한 바퀴 돌고, 청평사로 가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호반의 도시’ 춘천의 명물이다. 소양강댐의 완공으로 서울과 수도권 인구가 1년 동안 쓸 12억t의 수돗물을 공급받게 됐고, 353GWh의 전력도 생산할 수 있다. 또 홍수도 방지하는 다목적 댐이다.
소양강댐은 수문을 개방했을 경우 그 위용은 장관을 이룬다. 장마철이면 수시로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하는 다른 댐들과 달리 소양강 댐은 몇 년에 한 번 수문을 열까 말까 할 정도다. 저수 용량이 엄청나므로 웬만한 상황이 아니면 물을 가두는 편이다. 소양강댐 수문이 열리는 상황 자체가 하나의 뉴스거리로 다뤄지곤 한다. 1973년 완공된 이래로 약 20번 정도 개방했을 뿐이다.
댐 건설로 광범위한 지역이 수몰됐다. 춘천시 북산면·양구군 양구읍과 인제군 남면 등 6개 면 3200여 세대 1만8500여 명이 정든 고향땅을 떠나야 했다. 약 27㎢의 논과 밭이 물속에 잠겼다. 국책사업으로 눈물을 머금고 정든 고향 땅을 떠나야 했던 실향민이다.
춘천시가 소양강댐 준공 50주년을 맞아 실향민을 위로하기 위한 실향비 건립에 나선다. 부지와 예산도 이미 마련했다. 소재 파악이 힘든 실향민이 보다 많이 제막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수소문 중이다. 많은 실향민이 참석해 50년 전 애환을 훌훌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후대는 전기 걱정·물 걱정이 없이 살고 있다. 박병헌 국제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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