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불혹 김정은 생일 조용한 이유’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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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이 어려 명절 지정 부담
친모 출신성분 감추려는 의도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11 11:52:01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새로 건설된 광천닭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딸 주애, 김덕훈 내각총리, 김여정 당 부부장,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

영국 매체 BBC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 40세 생일이 조용한 지나간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김정은은 1984년 1월 8일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 확인된 바 없다. 다만 2020년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과, 2014년 1월 미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던 것 등에 근거해 1월8일을 그의 생일로 추측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생일을 각각 태양절(4월15일)과 광명성절(2월16일)로 기념해왔다. 그러나 김정일 생일은 올해에도 명절로 표기되지 않았으며 기념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 역시 김정은이 7일 딸 주애와 함께 황해북도 황주군의 닭공장을 현지 지도했다는 소식을 전했을 뿐 그의 생일에 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김정은 생일을 화제 삼지 않는 이유로 BBC는 그의 친모가 북송 재일교포 출신인 점과 최고권력자로선 비교적 젊은 나이라고 인식되는 점을 꼽았다. 북한연구가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BBC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가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김정은 생일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생에 관한 진실이야말로 그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이다.

2017년 정준희 당시 통일부 대변인도 “김정은 친모 때문에 김정은 우상화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보기에 생일을 조용히 보내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고용희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아홉살 때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영구 귀국했으며 훗날 김정일의 네 번째 처가 돼 김정철·김정은·김여정 3남매를 낳았다고 전해진다.

북한에서 재일교포는 ‘후지산 줄기’로 불린다. 생모가 재일교포 출신임이 알려지면 ‘백두혈통’ 정통성이 훼손될 수 있으며 이는 김씨 세습의 정당성에 치명적 하자로 여겨진다. 연해주(옛 소련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김정일의 출생지가 공식적으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인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BBC는 나이 든 북한 집권층 사이에서 김정은이 비교적 ‘어리다’고 인식되는 점 역시 그의 생일이 비공개인 배경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에선 1968년 김일성이 56세 되던 해 김일성 생일을 공휴일로, 1974년 북한 최고의 명절로 지정했다. ‘태양절’로 격상된 것은 사후 3년상이 끝난 1997년의 일이다. 김정일 생일은 1974년 40세 때 공휴일로 지정됐으며 61세를 맞은 1995년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이 됐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