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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왜 가냐고 묻는다면 먹으러 간다고 대답한다. 전주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맛의 고장이다. 2012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었듯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미식 도시다.
전주 음식은 다채롭다. 같은 음식이라도 집집마다 재료가 다양하며 맛도 제각각이다. 전주 음식은 독특하다. 타 지역에서 맛보기 힘든 음식이 이곳에는 있다.
전주에서 시작된 원조 맛집도 부지기수다. 전망 좋고 분위기 좋은 디저트 카페는 또 얼마나 많은가. 3박4일 매끼 달리 먹어도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전주다.
약용비빔밥 ‘갑기회관’
1988년 팔복동에 오픈한 갑기회관(전신 갑기원)의 전주비빔밥은 천문동·맥문동 등 약재를 우린 물로 밥을 짓는다. 갑기회관 대표 김정옥 명인은 30여 년간 비빔밥을 연구해온 음식 장인으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약이 될 수 있도록 밥물은 물론 고명에도 신경 쓰고 있다.
고명으로 콩나물·우엉·당근·은행·도라지·밤·육회·황포묵·아몬드가 얹혀 나오며 김 명인이 직접 만든 고추장 양념으로 비벼 먹는다. 이곳 고추장은 사과·배를 첨가하여 숙성시켰다고 한다.
‘약용비빔밥’은 연구에서 시판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김 명인의 역작으로 맛·소화·영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음식이다.
그밖에 전주에는 성미당·가족회관·고궁·한국관·한국집 등 전통 있는 한식당이 여러 곳이다.
이 맛을 찾아 전국을 헤맸다! 칼국수는 ‘베테랑’
걸쭉한 달걀 국물에 들깨가루·김가루·고춧가루로 맛을 낸 ‘베테랑 칼국수’는 1977년부터 영업을 이어 온 칼국수 계의 베테랑이다. 흉내 불가·대체 불가의 칼국수를 맛보기 위한 사람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 사이드 메뉴인 고기만두·김치만두도 인기가 높다.
전주콩나물국밥과 선지해장국
전주콩나물국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음식이다. 대중화되어 전국에서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원조 도시에서 먹는 맛은 특별하다. ‘현대옥’ ‘왱이집’ ‘삼백집’ ‘우정식당’ ‘미가옥’이 대표적인 콩나물국밥 맛집이다.
특히 전주 시내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삼백집은 70년 전통의 맛집으로 선지해장국으로도 유명하다. 아무리 손님이 많이 몰려도 하루 300그릇만 판매한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가 일품이며 무농약 콩나물과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이 뚝배기에 함께 담겨 나온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 tvN ‘수요미식회’ 등 방송을 자주 타는 식당이다.
전통 돼지갈비의 맛 ‘동창회관’
1984년 오픈한 ‘동창회관’은 전주를 대표하는 노포다. 전주 토박이들은 생일이나 졸업식·회식 때면 이곳을 찾아 영양 보충을 하곤 했다. 동창갈비를 주문하면 뼈가 붙어 있는 갈비가 나오고, 동창고기를 시키면 뼈 없는 고기가 나온다.
겉보기엔 양념을 안 한 것 같아도 구워 보면 달콤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짭짤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자극한다. 여기에 그윽한 참숯의 향이 더해지니 한 판 갖고는 늘 양이 부족하다.
줄 서는 물갈비 ‘남노갈비’
전주에서는 돼지갈비만큼 물갈비가 유명하다.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남노갈비’는 1972년 전주 남노송동에서 처음 문을 연 이래 주말이면 손님을 줄 세우는 맛집으로 성장했다.
물갈비는 굽지 않고 전골처럼 끓여 먹는 게 특징이다. 매콤하게 양념한 갈비에 아삭한 콩나물과 당면을 얹어 자작하게 끓인 후 촉촉한 상태에서 먹는다. 고기의 지방을 제거해 맛이 담백한 데다 콩나물이 어우러지면서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이룬다.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잊지 말고 볶음밥을 주문할 일이다.
개운한 복탕의 맛 ‘태봉집’
‘태봉집’은 전주를 대표하는 복어 전문점이다. 맑은 복탕을 즉석에서 끓여 먹는데 마늘 섞인 초장을 소스로 내오는 게 독특하다. 미나리와 콩나물을 무한 리필해 주며 식사가 끝나갈 즈음 수컷의 정소인 ‘이리’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복어 내장에는 독이 들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잘 떼어낸 이리에서는 푸딩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중국에서는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다고 하여 서시유라고 불린다. 귀한 음식이다.
이리로 부족했는지 주인장이 디저트로 야쿠르트를 내온다. 달콤하고 정겨운 야쿠르트의 향이라니…. 아침식사로 판매하는 시래기해장국도 일품이다.
전주 물짜장 ‘진미’
한국 음식의 특징은 흥건함이다. 촉촉하다 못해 물기가 넘친다. 본 고장에서 먹는 짜장이나 스파게티와 비교하면 한국식은 많이 젖어 있다. 여기에다 접두사 ‘물’까지 붙으니 음식이 늪지대를 방불케 한다.
전주 객리단길의 진미식당은 전주 숱한 물짜장집 가운데 원조로 알려진 집이다. ‘천년전주 기네스’에도 등재될 만큼 맛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곳 물짜장은 순한 맛과 매운 맛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걸쭉한 국물에 해산물이 넉넉하게 어우러져 감칠맛이 최고점을 찍는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요리를 별도로 판매하고 주차장 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것도 진미식당의 자랑이다. 그밖에 ‘노벨반점’이 전주 물짜장 맛집으로 꼽힌다.
가맥의 원조 ‘전일수퍼’
전주 하면 가맥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전주 사람들은 퇴근길 가맥집에 들러 맥주 한잔하는 게 일상의 루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맥이란 ‘가게 맥주’의 줄임말이다.
수많은 전주 가맥집 가운데 전일수퍼·전일갑오는 가맥집의 원조로 꼽히는 집으로 계란말이·황태 외에 마른 갑오징어를 주요 메뉴로 갖고 있다.
슈퍼마켓 입구에는 황태를 두들기는 전동 망치와 불에 굽는 연탄난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정식 식당이 아니므로 실내도 허름하기 그지없다. 인테리어랄 게 없는 실내에는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따르고 갑오징어를 찢는다. 정겨운 풍경 속에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앉으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기분이 든다.
바게트버거의 신세계 ‘길거리야’
한옥마을의 ‘길거리야’는 거창한 맛집이 아니다. 핑거푸드인 바게트버거 하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속을 파낸 바게트에 양념한 돼지고기·양·양배추·청양고추를 소스로 버무려 속을 채우고 피자치즈를 올려 구워낸다.
바게트버거 바삭한 식감의 비밀은 오븐에서 금방 구워낸 빵에 있다.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과 치즈의 부드러움이 한 데 녹아들어 강한 중독성을 일으킨다.
두물머리 풍경이 일품인 ‘추탄1438’
전주 팔복동은 조선 초기의 문신 추탄 이경동이 낙향해 노년을 보낸 곳이다. 1899년 그의 후손 이정호 씨가 추탄을 기려 정자를 세우고 ‘추천대’ 편액을 내걸었다.
카페 ‘추탄1438’은 추탄 이경동 선생의 호와 출생 연도를 딴 카페다. 전주천과 삼천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자리해 절경을 자랑하며 매 주말에는 전시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한옥과 차의 어우러짐 ‘교동다원’
한옥마을의 ‘교동다원’은 뜰이 아름다운 전통찻집이다. 주인장은 모악산 인근에 차밭을 만들고 수년간 발효차를 연구한 끝에 황차를 개발했다. 비 오는 날 따스한 차 한잔을 기울이며 멍때리고 앉아 있기 좋은 곳.
한편 전주 객리단길에는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가 있어 지친 다리도 쉴 겸 전주 로컬 상품을 구매하기 좋다. 위치상으로도 한옥마을에서 도보로 20분, 남부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미식투어 도중 들리기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전북 14개 시군 기념품과 지역 공예작가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라운지에서 기념품 및 굿즈를 전시·판매하는 중이다. 현재 135개 관광기념품 및 굿즈가 입점해 있다.
그밖에 △관광객의 쇼핑 지원 △전북 관광 안내 △짐 보관 △쇼핑관광객 대상 교통 및 숙박 예약 컨시어지 서비스 △우산 대여 △보조배터리 대여 △시즌 인증샷 포토존 등 여행객을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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