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비타민 ‘중고거래’ 가능… 명절 선물 중고거래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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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규제 개선 시동… 소비기한도 6개월 이상 제품만 거래 가능
어버이날 당일 홍삼·비타민 등 제품 중고거래 플랫폼서 활발히 거래 중
과거에도 ‘불법’ 몰랐는데… 규제 기준 모른 채 거래될까 안전 상 우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8 13:59:58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8일 거래 중인 홍삼 및 비타민. 당근마켓 캡처

안전성을 이유로 금지돼 왔던 비타민·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의 중고거래가 8일부터 가능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개인 간 거래가 되지 않았던 건강기능식품을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건강기능식품 개인 간 거래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시범사업인 만큼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안전성과 유통 건전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된 중고거래 플랫폼 2곳에서만 운영되며, 다른 형태의 개인 간 거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앞서 안전상의 이유로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는 금지돼왔다. 만약 영업 신고 없이 건강기능식품을 중고 거래하다 적발되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는 식약처의 시범 사업에 따라 시범사업 기간 중 이용 고객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위한 별도의 카테고리를 신설·운영할 계획이다.

양대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중고거래할 경우 거래할 제품은 미개봉 상태여야만 한다. 또 제품명·도안 등 제품의 표시사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서만 교환이 가능하다. 소비기한도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보관기준이 실온 또는 상온인 제품만 거래할 수 있다.

개인별 거래 가능 횟수는 연간 10회 이하·누적 30만 원 이하로 제한한다. 영리 목적의 과다한 개인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실제 이날 당근마켓·번개장터엔 유명 브랜드의 홍삼·비타민 등 제품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규제가 풀린 데다 어버이날인 만큼 선물용 건강기능식품의 중고 거래는 평소보다 더 활발한 상황이다.

홍삼의 경우 보통 원가보다 많게는 2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비타민계 에르메스’라 불리는 ‘오쏘몰 이뮨’ 등 유명 브랜드의 비타민 거래 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추석·설 등 명절 때마다 받은 선물을 되파는 이른바 ‘선물 되팔기’가 성행했던 바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명절 선물 단골 메뉴인 만큼 향후 명절마다 이 같은 선물 되팔기는 더욱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범 사업 시행 이전에도 불법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로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거래했던 만큼 이번 시범사업의 안전 기준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거래가 성행한다면 안전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중고거래 특성상 보관 방법이나 기간을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물·변질 등 이상사례 발생 현황 등을 토대로 운영 결과를 확인할 것”이라며 “품질·안전성·준법성에 대한 결과도 확인해 안전성 확보 및 소비자 보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도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