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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 교과서’ 도입으로 공교육 바로 설까
교육부 역점 디지털 교과서 보급 내년부터 시작
종이책 학습 효과·장점 보완할 방식 검토도 필요
개인정보·데이터 등 민감 자료 유출 우려 없애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0 00:02:01
교육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기대도 커지고 있지만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등 디지털 인프라 개선 계획’에 따르면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위해 내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내년 초등 3~4학년·중학 1학년·고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첨단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하는 교육 환경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 단계다.
 
앞으로 학생들이 무거운 책가방과 종이 교과서로부터 해방될 것은 물론, 첨단 학습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학습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동기가 부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내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교수·학습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기·네트워크 등 물적 인프라와 관련 전담인력도 제공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총 963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의 원활한 구동을 위해 디지털 기기 실험실 구축과 네트워크 점검·개선을 비롯해 학습데이터 허브 통합관제시스템 신규 구축 등 각급 학교의 디지털 기반 질적 개선에 중점을 둔다. 이에 더해 디지털튜터 1200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디지털튜터란 교사의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보조하고 기기 관리를 전담하는 등 교사와 학생의 수업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되는 인력이다.
 
디지털 교육에 적합한 네트워크 환경 조성을 통한 교육 대전환의 혜택이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은 당연하다. 개인별 학습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학습은 물론 AI에 의한 학습 진단·분석 등이 지원될 것이다.
 
하지만 그 효용성을 두고 논란과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교과서가 자칫 학생들의 사고·판단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뇌에 더 깊이 각인되는 종이책의 효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학교 수업이 오히려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전통적 학습 방식으로 회귀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스웨덴의 경우 학교에서 종이책을 활용한 수업 확대를 위해 도서구입 비용으로 8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올해와 내년 종이 교과서 구입에 5억 원씩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네덜란드 등은 교실에서 모바일 기기 사용 억제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 종이 교과서를 다시 교실로 불러들이는 이유는 학습 효과에 종이책의 장점이 돋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정서적·신체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종이책을 전면 폐지할 게 아니라 디지털 교과서와 병행해서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함께 떠오르는 또 하나의 우려는 학생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등 민감한 자료들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서비스에 포함된 정보 가운데 학생의 학습 태도·관심사·선호도·학업 정서 등의 분석은 사람의 감정을 추론하는 AI 시스템을 작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에서는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민감 정보에 속한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의 교육 환경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시키는 학습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인정보 유출이나 스마트 기기 중독 등 부작용의 늪에 빠질 위험도 있다.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획기적인 변화인 만큼 철저한 검토와 준비로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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