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證 “코스피 당분간 박스권 장세… 금융섹터 변동성 여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美 금융 변동성, SVB 사태 후 38% ↑… 코스피 6% 하락 가능성 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8 13:03:46

▲ 28일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금융섹터 변동성이 급등한 점을 강조하며 과거 변동성 심화 구간에서 한국 등 신흥국 증시는 장기간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후 미국 금융주(株)의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국내 증시가 앞으로 한 달 넘게 약세장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금융섹터 변동성이 심화된 구간에서 신흥국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섹터에 국한된 조정일 경우 코스피는 6% 내외로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28일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전략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과거 한국·미국·유럽 크레딧 스프레드가 공통적으로 상승했던 구간에서 하방 압력이 심화됐다”며 “해당 구간 주가와 크레딧 스프레드(미국채 대비 회사채 수익률 차이)의 역상관성은 글로벌 크레딧 지표와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크레딧 위험 확대 구간에서 ‘코스피 고점 대비 낙폭’과 ‘국내 여신금융전문채(여전채) 스프레드’ 상관계수는 -0.58인 반면 ‘미국·유럽 하이일드 스프레드(고수익·고위험 채권 수익률 차이)’와는 -0.70로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SVB 사태가 발생한 9일을 기점으로 이후 미국·유럽의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100bp(1bp=0.01%p) 가까이 확대된 상태다. 투자심리를 제한하는 요인인 셈이다.

특히 최 연구원은 SVB 파산을 필두로 문제가 시작됐지만 궁극적인 우려는 미국·유럽 대형은행에까지 미치는 연쇄적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유동성 우려가 예금자들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경색의 전이성·잠재성이 여전히 잔존해 있는 위험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미국 금융 섹터 변동성 지수는 SVB 사태 발생 전 11.3%에서 현재 37.9%까지 상승했다.

최 연구원은 “1990년 이후 미국 금융 섹터의 변동성이 40% 이상 심화됐던 구간은 일회성을 제외하면 총 18차례 존재하는데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했던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변동성 심화 전 글로벌 증시는 공통적으로 약 14거래일 전부터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변동성 심화를 확인한 후에는 다른 패턴을 보였다. 신흥국의 회복 속도가 선진국보다 더디게 나타났다.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와 유럽·미국 증시는 변동성 심화 이후 10~15거래일 내로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 했지만 MSCI 신흥지수는 최대 60거래일간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했다. 신흥국 증시에 속한 코스피도 반등 흐름을 확인하기 전까지 30거래일 이상 소요됐다.

최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SVB 사태를 기점으로 60일 내 전고점 대비 5.6%까지 낙폭을 보였는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하락장에서 코스피 최대 낙폭은 11~12%였다”며 “미국 은행 유동성 위기 정점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금융 섹터에 국한한 조정으로 나타날 경우 통계적으로 6% 내외 추가 낙폭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간 측면에서도 상단을 탈피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변동성 심화 후 장기간 지지부진한 신흥국 증시 성격은 코스피 반등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며 “코스피는 추세적 반등 흐름을 보이기까지 40~50거래일이 소요됐는데 단기간 내 지수의 탄력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