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민주유공자 예우법’ 입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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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명단과 공적 알 수 없어 ‘깜깜이 심사’
‘86자녀’ 대입과 취업 등 혜택 현대판 음서제
일부 NL·PD… ‘운동권 셀프 특권’ 꼼수 비판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6 00:02:02

보훈 정책은 국가정체성을 확립하는 국가의 기본가치를 뜻한다. 성별·신분 등과 관계없이 차별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하도록 보장되는 공정사회를 꿈꾸게 한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은 무엇보다 공정이 귀한 가치로 대접받고 전승돼야 이루어 갈 수 있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더불어민주당이 2년 전 추진했다가 여론의 반대로 철회했던 민주유공자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민주당은 한 달 남은 21대 국회에서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과 양곡법 등을 모두 통과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제22대 총선 압승을 배경으로 민주당이 ‘일방통행’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운동 중 사망 또는 실종되거나 장애 판정을 받은 829명을 유공자로 인정하고 유공자 본인과 가족에 대해 교육·취업·의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유공자 자녀들이 중·고 및 대학교 수업료를 면제받거나 일부 금액을 보조받을 수 있게 하고, 국가기관이나 공·사기업, 사립학교 등 채용 시험에서 5~10%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과거 ‘셀프 보상법’이란 지적을 의식한 듯 “국회의원들은 누구도 유공자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번 법안은 대상을 사망자와 실종자·상해자에 한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2년 전 같은 취지로 발의됐다 철회된 민주당 설훈 의원 법안은 ‘민주화운동을 한 모든 이’를 유공자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의원들이 다수 포함될 수 있었던 것과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민주유공자법’은 즉각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 대상자 명단과 공적을 알 수 없어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 여론이 높다. 실제로 국가보훈부는 민주화 유공 대상자 전원에 대한 세부 내용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했지만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과거의 반정부 시위·불법 파업·무단 점거 농성·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 등 각종 시위 사건과 관련해서 사망·부상당했던 사람들까지 민주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다. 경찰관들이 사망한 부산 동의대 사건·서울대 프락치 사건 관련자들까지 유공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민주화운동이 ‘민주화라는 명분으로 특혜를 받기 위한 사업’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 당장 교육계에서는 이들을 특별 전형 대상으로 포함할 필요성 등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국가 보훈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은 대학 입시 기본사항으로 특별 전형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만, 민주화운동 관련자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특별 전형 대상으로 포함시킨 경우다. 전교조 해직 교사들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는 등 대상 범위가 넓고, 이들의 자녀가 대학 수시 모집의 기회균형·사회기여자 전형에서 어떤 기준으로 합격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공정성과 정의를 파괴하는 ‘불공정한 제도’라는 비판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민주화 세력을 자칭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남한 공산화를 위해 뛴 자들(NL·PD)이라는 지적도 있기에 ‘민주유공자 예우’를 받을 명분이 없다. 한 마디로 이 법안은 ‘운동권 셀프 특권’을 위한 꼼수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대부분이 이른바 86세대여서 이들의 자녀가 대학입시에서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그들만의 리그와 다름없다.

그러잖아도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자녀 특혜 논란으로 청년의 박탈감이 커진 와중에 운동권 자녀에게 특혜를 대물림하려 한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다. 민주화운동의 정의도 정권의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에서 이 법안이야말로 공정성을 헤치고 사회 통합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 민주당은 이를 직시하고 법안을 철회하길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