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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가 최근 또 수난을 겪었다. 지난 주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 두 명이 다가와 느닷없이 모나리자를 향해 수차례 수프를 뿌리는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식량대응’이란 이름의 단체 활동가인 이들은 수프로 범벅이 된 모나리자 앞에 서서 “예술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 중 어떤 게 더 중요한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에서 정부의 농업 정책에 불만을 품은 농민 시위가 이어지던 차에 그 불똥이 모나리자에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모나리자는 유리 보호막 덕분에 직접적인 훼손은 없었다. 최근 들어 유럽의 환경운동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주장에 관심을 촉구하는 수단으로 이렇게 명화에 테러를 가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모나리자는 지금까지 수차례 곤욕을 치렀다. 한 남성이 던진 돌에 훼손되기도 했고, 찻잔 세례를 받거나 케이크를 뒤집어 쓴 적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1911년 모나리자가 박물관 직원들에 의해 도난당하기 전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나리자는 실물 크기가 세로 77㎝·가로 53㎝로 결코 큰 그림이 아니다. 모나리자가 있는 루브르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두 번 놀라게 된다. 유독 이 그림 앞에만 운집한 많은 관람객에 놀라고, 예상보다 훨씬 작은 그림의 크기에 놀라는 것이다.
아무튼 도난 사건 이후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됐다. 2019년 CNN이 구글 검색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모나리자가 1위로 가장 유명한 그림임을 증명했다. 2020년에는 박물관 측이 경매에 내놓은 ‘모나리자 1인 독점 감상권’이 약 1억3000만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나리자가 지금껏 유독 테러의 타깃이 돼 온 것은 그만큼 모나리자의 명성이 높다는 걸 증명한다. 유명하기 때문에 치르는 세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고 보면 ‘유명세(有名稅)’란 단어는 참 잘도 지어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거나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지는 유명인이 되면 그에 따르는 ‘세금’으로 남의 이목에 노출되는 불편함을 겪게 된다. 유명인이 몸가짐을 늘 바로 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선옥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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