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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의대 학비 무료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8 06:30:30
 
▲ 미국 뉴욕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에서 루스 고테스만 명예교수가 앞으로 이 대학에서 학비가 모두 면제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유튜브 캡처
  
“올해 8월부터 의대생 모두 학비가 면제됩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강당에 모여 있던 학생들은 이 발표에 일제히 환호했다. 감격에 겨워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이 소식은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93세의 명예교수 루스 고테스만이 단상에 서서 담담하게 발표하는 모습과 학비 무료(tuition free)라는 단어가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펄쩍 뛰어오르며 기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재학생뿐 아니라 앞으로 입학할 학생 모두에게 학비가 면제되는 것은 바로 고테스만 교수가 작고한 남편으로부터 물려받은 거액의 유산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대학에 기부한 덕분이다.
 
이번 기부는 미국 내 의과대학에 집행된 가장 큰 규모의 기부금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은 뉴욕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빈곤한 지역인 브롱크스에 있다. 1년 학비가 6만3000달러(약 8375만 원)인데, 재학 중 받은 학자금 융자 때문에 평균 20만 달러(약 2억6500만 원)가 넘는 빚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딛는 졸업생이 절반 정도라고 한다.
 
고테스만 교수는 의대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에서 기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또 돈이 없어서 의대 진학을 꿈꾸지 못하는 예비 학생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대학 측에도 지원자가 몰리면서 더욱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할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대 졸업생의 부채율이 학자금 포함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의사 지망생 인재들이 고소득 분야로만 몰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1학년인 한 한국계 학생은 이번 고테스만 교수의 통 큰 기부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지금 의대 정원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한 대립 상태를 이어 가고 있다. 문제의 근원을 따지자면 외과·응급의학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붕괴에 있다. 의료행위가 인기·비인기 분야로 나뉘지 않으려면 일단 의대 학비 부담이 덜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고테스만 교수 같은 분이 언제쯤 나오려나.
 
박선옥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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