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
숨이 멈췄을 때 인간은 세 부류로 나뉜다. 육신의 죽음과 함께 그냥 조용히 잊히거나 대중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부류, 그리고 비로소 감춰졌던 후광이 빛을 발하는 부류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비록 육신을 벗더라도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중학교 때 ‘사생(死生)’이라는 주제로 웅변대회에 참가했을 때부터의 고민이다.
북한에서는 육체적 생명을 만들어 준 부모와 별도로 정치사회적 생명을 준 어버이로 ‘김일성 수령’을 설정한다. 그래서 ‘어버이 수령’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더욱이 육신의 부모는 하잘 것 없게 취급하고, 정치사회적 생명을 준 부모만을 찬양하도록 되어 있다. 주체사상의 결론인 ‘수령론’의 핵심이다.
문학청년의 꿈을 품은 채 기자 생활을 하며 이런저런 유혹과 함정을 수도 없이 만났다. 정보화 시대에 귀한 정보를 남들보다 하루 먼저 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다. 특히 경제·개발 정보는 그 자체가 돈과 연결된다. 이를 테면 ‘우량기업’ 소개 연재물을 다음날 자 신문에 실릴 때는 ‘무조건 오르니 주식을 사두라’는 게 불문율이다.
실제 동료 중에는 기업 소개 정보로 꽤 큰돈을 번 경우도 있다. 산업부 기자 출신 중에는 형제 이름으로 건축자재 회사를 운영하며 하루 먼저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불린 뒤 이런저런 재주를 부려 지금은 재벌급 신탁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지나고 보니, 일확천금 뒤끝은 대부분 안 좋다.
모 신문사 기자는 자녀 생일케이크를 출입처 호텔에 협찬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기사로 보복 후 언론계를 떠나야만 했다. 다른 매체 기자는 기업 공시 사전 정보로 수십억 원어치 주식을 구입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기사를 써 주고 금으로 된 선물을 요청했다가 재직 회사에서 파면된 경우도 있다.
어젯밤 슬프면서 화가 나는 기사를 접했다. ‘대장동 키맨 김만배 극단선택 시도.’ 20년 이상 언론계에 몸담았던 후배 기자의 말로다. 판사·검사·변호사 등 출입처인 법조계 인맥을 정치권과 연결해 주고, 이름 그대로 ‘만배’의 부당 수익을 얻은 김만배 전 기자가 자해 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빤히 예상됐던 시나리오라 놀랍지도 않다. 특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는 상투적 문구가 비애스럽다. 돈이 목적이라면 ‘기자’ 하면 안 된다. 조정진 주필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2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