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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이하고 있다. 이 나라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끌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공동체의 급격한 쇠락과 해체를 동시에 목도하는 중이다.”
제목부터가 서늘한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스스로 사멸 중인 한국의 현실을 가감 없이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일컬어 “끝끝내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나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라고 표현한다.
대한민국을 사멸의 길로 이끌고 있는 원인으로는 총체적인 경제구조와 악순환의 고리 두 가지를 지목한다.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으며 지방은 소멸한다. 누구랄 것 없이 기형적인 고물가와 양극화된 사회체제 속에서 엄청난 경쟁 압력에 시달리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왜 청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기를 쓰며 서울로 몰려들어야 하고, 왜 많은 이들은 블록체인 토큰과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에 열중하거나 혹은 자신의 ‘약자성’에만 집중하면서 누군가를 증오하는 일에 여념이 없는가?”
저자는 흔히 말하듯 ‘다수의 이기적인 품성’이나 ‘특정한 정파의 권력욕’을 범인으로 지목하지 않는다. 대신 ‘돈’이 문제라고 말한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돈의 문제’로 사멸의 길을 향하고 있다. 오로지 돈만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합계출산율 0.72명의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문제를 알면 답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너무 확신한 걸까? 제대로 짚은 듯 보이지만 해답 없이 문제만 나열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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