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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칼 품어라” 선동하는 군튜버 제재 못 하나
▲ 장혜원 정치사회부 차장대우
K방산으로 핫한 국방 분야를 처음 취재하면서 기자가 가장 놀란 것은 군대 하극상’을 주제로 한 군튜버(군인 유튜버)’ 콘텐츠였다. 보통 5년 이상 직업군인으로 군 생활을 한 예비역 대위 또는 하사관으로 구성된 군튜버들은 군의 민낯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고 경험했던 이들이다. 갓 성인이 된 후 입대한 병사들에겐 한때 생살 여탈권을 쥔 ‘하늘’ 같은 존재였던 그들이었다. 이들이 1분짜리 콩트로 구성한 군 쇼츠들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쇼츠는 군에서 겪을 법한 온갖 부조리를 백과사전 식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국방부는 노동을 착취하며 군인을 노예처럼 부려 먹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더 나아가 군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묘사되고 여군과 군무원은 무능과 비효율이란 주홍글씨로 얼룩진다. 상급자는 부당하게 지시하고 군 기강은 소위 물 기강이 된 지 오래로 그려진다.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한 어느 콘텐츠에는 수백에서 수천 개씩 댓글이 달린다. 한결같이 병영 문화 자체를 깎아 내리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 익명의 악플러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악플을 쏟아 내며 군을 도마에 올려 놓기 바쁘다. 
 
명목상 군튜버이지만 군에 대한 애정이나 존중은 전혀 없어 보인다군 생활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 병영 문화를 비꼬고 조리돌리는 군인 사이버 렉카(군렉카)’의 가면을 쓴 이들처럼 보인다. 한 여중생이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야전에서 근무하는 대대장(중령아버지가 군인이라서 부끄럽다는 글을 올리고 우울감을 토로한 게 비로소 이해됐다. 군사정권 척살을 화두로 삼아 온 좌경화 일변도 교육의 폐해가 아닐지, 군 내부 총질로 군인의 위상과 명예가 바닥까지 실추된 씁쓸한 현실 때문은 아닐지 만감이 교차했다. 한켠에선 모두의 생명줄과도 같은 우물에 스스로 침 뱉고 독을 푸는 모순된 심리가 빚어 낸 결과가 아닐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특히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기 위해 칼 하나를 준비한 후 늘 품고 있으라”고 소리 지르는 어느 군튜버 쇼츠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고 부조리 개선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살상 무기인 칼을 직접 소지하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믿지만 언제든 군을 떠나 전역할 수 있게 실력을 연마해 두라는 말을 이처럼 왜곡되게 전달한 속내가 참으로 이해하기 버거웠다. 자칫 군 형법상 항명이나 상사 모욕죄로 처벌받기에 십상인 내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극적인 내용을 짜깁기하고 군 내부를 비판하고 선동한다는 지적이 나와 일각에선 ‘사이버 렉카’에 빗대 군 렉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런 부류의 군튜버들이 적어도 온라인 가상공간에선 마치 떨어진 낙엽 긁어모으듯 손쉽게 조회수를 흡수하는 대표 군튜버로 군림하는 건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콘텐츠 대부분은 군과 국방부를 짐짓 거대한 악으로 전제해 놓고 있었다.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악마의 편집으로 공격한 후 소송을 비껴 가기 위해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들었다. 
 
소식통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군 내부 폭로와 저격을 일삼는 일부 군튜버들은 이미 악명이 자자했다.  때문에 일부 군 행사 등에선 입구컷(입장 불허)이 되기도 하는데 이 상황을 다시 라이브 방송으로 실시간 송출하며 소위 좌표 찍기까지 한다. 사실상 이들 군튜버들은 연예인급 팬덤을 거느리고 소영웅주의에 취해 공작’과도 다름없는 마녀사냥’에 앞장서고 있다.
 
응당 명예훼손으로 대응해야 할 국방부가 이런 군튜버들을 두둔하고 있다는 점에선 할 말을 잃게 된다. 군튜버를 공식 행사의 홍보대사로 치켜세우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다. 사실상 테러범에게 훈장을 달아 주는 꼴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하극상 성격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을수록 모방 효과 탓에 비슷한 류의 콘텐츠를 다루는 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문제를 군 당국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일까. 단지 병영 문화를 풍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군의 사기를 깎아내리는 데 대해선 따끔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해 동안 육··공군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바닥을 찍어 군 구성원이 홍보 총력전에 대거 동원되고 있다. 장기 근무 혜택과 군 생활을 마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사회·경제적 보상을 홍보하는 데 역점을 둔다. 그러나 그런 보상이 군에 가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인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경제적 보상 측면에서 비교 열위인 게 분명하다면 군인의 사기와 명예를 드높여 주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데도 병영 문화 자체를 지옥’으로 묘사하는 군 쇼츠가 횡행한다면 누가 직업 군인으로서 조국에 헌신하고 싶겠는가. 무책임한 행태조차 표현의 자유라 우겨대는 예비역 간부들의 빗나간 일탈’에 아무도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병력 확충은 백전백패할 것이 뻔하다. 또한 유해 영상의 범람은 군의 명예 추락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군 전력의 핵심을 사수하는 장교들의 심리적 이탈을 더욱 부추길 것이 자명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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