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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민주노조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공직사회는 어느 조직보다도 공정과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특별승진 대상이 시정발전에 기여한 탁월한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선발기준이 이런 식이라면 오히려 격무부서나 일반부서에서 평범하게 열심히 일한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특별승진제의 개선을 강력 요구했다.
수원시는 이달 초 내부게시판을 통해 인사운영 사전예고를 발표하면서 5급 승진후보자 24명을 발표했다. 직급별로 적게는 1명부터 12명까지 6급 팀장급에서 5급으로 승진을 예고한 것이다. 경직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적극행정을 유도하고 공직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인사운영 3대 혁신방안을 내걸면서다.
시는 이 발표 속에 특별승진자 3명을 끼워넣었다. 이제껏 특별승진을 시행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누가 이 명단에 포함될 것인지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 관심이 컸던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시는 이번 인사에서 민선 8기 주요 행정혁신 정책 가운데 우수한 성과로 인정받은 직무수행 우수공무원을 특별승진 대상자로 전격 발탁했다. 말하자면 이재준 시장의 시정 방향에 맞춰 성과를 낸 인사들이 그 대상이란 설명이다. 해당 팀장들은 행정(2명) 및 전산직(1명)으로 5급 승진에 필요한 근무연수를 이미 채웠거나 약 1~2년이 남은 상태였다.
특별승진은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에 포함되지 않아도 승진심사를 거쳐 상위직급으로 승진임용이 가능하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애초에 특별승진이 인사권자의 전횡이 아니더라도 자칫 공직사회의 줄세우기 문화 내지는 공정성을 파괴할 소지를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차원에서 광역이나 기초 지자체가 시도하기 어려웁거나 매우 한시적으로 행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원시의 경우 해당 팀장들이 ‘2023 적극 행정 종합평가 최우수기관’ ‘그림자·행태 규제 개선 적극행정 우수사례’ ‘2023 대한민국 신뢰받는 공공혁신대상’ 등을 받아 시정에 기여했다는 배경인데 어느 지자체든 이와 유사한 수상 공무원들은 사실 수두룩할 정도가 아닌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시장이 시민들에게 약속한 정책들을 맘껏 펼치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빛나는 약속에 신실한 실천은 도리어 평가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번 특별승진 대상이 이 시장이 공약하고 실천해 만든 새빛민원실 근무 베테랑공무원과 수원시민들의 시정 참여 플랫폼인 새빛톡톡 유공에 대한 보상이라는 설명인데 어느 조직이든 ‘편애’는 반작용으로 ‘반발’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시장이 애착을 가지고 추진한 일이라 그렇다지만 애초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고 이 지점에 일견 수긍이 간다. 시장이 공약한 중점사업은 많고 많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그렇다면 전체 공약사업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것이 맞다. 아니면, 시장 당선 이후 의욕에 넘치다보니 당근이나 게런티를 남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노조 측 주장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시장이 기왕에 ‘남발’(?)한 것이라면 성과보상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가령, 성과보상으로 포상금·특별휴가·인사가점·호봉승급 등을 활용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굳이 한다면 5급 특별승진 대신에 하위직 사기 진작 차원에서 6급 특별승진을 고려하는 것이 맞다고 하겠다.
서울시나 기타 광역 기초지자체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고 우쭐해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일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자칫 인사권자의 특별승진 남발로 비친다면 경쟁 공직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해당 특별승진 대상자에게도 생채기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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