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중 범죄’ 혐의 이재명 대표 비호하는 법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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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이 ‘술자리 회유’로 전도돼
‘대장동 변호사’ 5인방 참여… 李대표 ‘방탄 라인’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 측 날짜·장소 번복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3 00:02:02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이 ‘술자리 회유’ 라는 본말전도적 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2020년 당시 방북 비용 등 명목으로 쌍방울 그룹에 회삿돈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법정에서 “(지난해) 검사실 앞에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과) 모였다. 쌍방울 직원들이 외부에서 음식도 가져다주고 심지어 술도 한 번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태 전 회장이 ‘대북송금 과정에 이 지사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주장을 폈다. 검찰이 거짓이라고 반박하자 음주 장소를 ‘1313호 검사실 내 영상녹화실’이라고 번복했다. 수원지검은 영상녹화실과 창고(1315호) 사진을 공개하고,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음주가 이뤄진 영상녹화실 안의 상황에 대해 교도관들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19일 검찰이 공개한 1313호 검사실의 영상녹화실 내부 사진을 보면 영상녹화실 유리창의 실제 크기는 한쪽 벽면의 대부분을 차지해 내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사실상의 ‘통창’ 구조로 돼 있다.

영상녹화실의 문도 개방돼 있었다고 한다. 명확히 교도관의 감시하에 있는 구조였으며 음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 측에서 음주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날짜도 불분명하다. 처음에는 ‘2023년 6월30일 직후, 오후 5·6시’라고 했다가 ‘6월28일·7월3일·7월5일’을 거론했고, 이후 ‘7월3일 오후 5시 이후’가 유력하다고 말을 바꿨다. 김성태 전 회장도 “(검사실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 상식적이지 않다”며 부인했다. 검찰에 회유를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 측의 일방적 주장을 기정사실로 간주하며 검찰을 상대로 공세에 나선 점이다. 민주당은 정치검찰이 야당 대표를 탄압하고 그야말로 죽이기 위해서 없는 죄를 만들려고 한 수사 농단이라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대검이 감찰에 나서지 않으면) 국정조사·특검까지 추진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 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에 유죄가 선고되면 이 대표 또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반드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다급함이 묻어 나지 않는가.

딱한 건 민주당이 ‘술자리 회유’ 주장의 진상을 조사하겠다며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 대책단’이라는 거창한 조직을 꾸려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단장은 ‘처럼회’ 출신 강경파 친명(친이재명) 민형배 의원이 맡았고,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사’ 5인방 등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러니 당 안팎에선 “22대 국회 개원도 하기 전부터 벌써 ‘방탄 라인’을 구축한 것”이라며 “이러려고 대장동 변호사 5명을 ‘보은 공천’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양지 텃밭에 꽂아 줬던 것이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이재명 대표는 총선 압승 직후 해당 의혹을 ‘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했고,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당선인 약 30명은 수원지검과 수원구치소·대검찰청 앞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도 촉구했다. 대장동 비리 등 ‘다중 범죄 연루’ 혐의자 이 대표를 비호하는 충성 경쟁에 법조인들이 몰려다니는 게 가관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