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대통령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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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기자회견 소통 활성화 기대
민주당, 입법 폭주를 총선 민의로 포장
국정 최고지도자로서 설득·타협 앞장서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7 00:02:02

임기 3년이 남은 윤석열 대통령의 앞은 산 너머 산이다. 무엇보다 거대 범야권은 총선 승리 여세를 몰아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며 밀어붙인 게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독선과 입법 폭주를 총선 민의라고 포장하는 것 자체는 어불성설이다.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총체적 위기’라는 현실 인정 아래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정부의 근본적인 국정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 윤 대통령이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참모의 직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소통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긍정 평가받는 항목은 결단력·추진력·뚝심이고, 부정 평가받는 부분은 독단적·일방적·불통이라고 나온다. 지지자들에게는 장점으로, 반대자들에게는 단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포용적·쌍방향적 소통의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1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한다. 2022년 8월17일 가졌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무려 1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각별하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뒤여서 더욱 그렇다. 영수회담에서 두 지도자는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헤어졌다. 4.10 총선 참패 후 회담을 제안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국민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명분으로 대통령 집무실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불통’ 이미지만 굳어졌다. 신년이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다. 출근길 ‘도어스테핑’도 2022년 11월 이후 중단했다. 윤 대통령의 말은 국무회의 발언이나 담화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됐다. 대통령과 민심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져 갔다.

기자회견은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통로다.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듣고 싶은 현안은 하나둘이 아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파고, 총리 인선 방향 등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가운데는 대통령 가족을 둘러싼 의혹 등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기자의 가감 없는 질문을 듣고 진솔하게 국민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한다.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씻어 내고 변화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여야 간 갈등이 극심해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령은 실종되고 전쟁 같은 긴장국면만 연속되는 후진 정치를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계 10위권의 국력에 걸맞는 선진 정치 구현의 시대정신을 실천할 때다. 극단적 당파 싸움·포퓰리즘·보여 주기식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 결과에 나타난 것처럼 우리 사회의 지역과 이념·계층 간 갈등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오늘의 시대는 ‘전환’이라는 말로 압축된다. 여러 갈래의 전환기적 조류는 특히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시대적인 이유로 국민 전반에 정서적 양극화가 형성되며 정치권에서도 양극적인 정치 대립 구도가 구축되고 있다. 경제와 외교안보적 현안, 정치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갈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정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먼저 설득과 타협의 덕목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현실 정치는 시대에 맞아야 적실성을 띨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의 의미가 무겁고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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