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울림] 북한은 결코 스스로 붕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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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29 06:31:10

한국에는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나면 북한은 완전 붕괴되며 수백만 명이 중국과 제3국으로 도주하고 나머지는 한국으로 밀고 내려올 것이라며 중국이 그것을 막으려고 북한을 점령할 수 있으니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북한의 변화에 대비하자는 주장엔 찬성하지만 그 주장의 명분이 참으로 어리석기에 한마디 한다.

우선 한국인들은 왜 김정은만 죽으면 북한이 붕괴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고 보는가. 북한에는 인간이 김정은 하나라고 생각하는가. 2000만 주민을 주인만 죽으면 살길을 찾아 도망치는 짐승들처럼 보는 근거가 도대체 뭔가.

한국에 온 탈북인들을 보고 북한 사람들은 독재자만 사라지면 모두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을 칠 것이라고 느꼈는가. 오히려 독재자가 사라지면 자기 고향에서 가족들과 자유롭게 살기를 원할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하는가.

그리고 한국인들은 아직도 조선노동당을 한국의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같은 허수아비로 보는가. 독재자가 사라지면 노동당이 틀어쥐고 새로운 수령을 만들고 중국처럼 개혁·개방하고 자유를 준다면 무엇 때문에 붕괴되고 소요가 나겠는가.

북한이 무너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할 자들이 당 간부들과 보위부·경찰인데 자기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정부를 왜 안 만들겠는가. 그렇게도 북한의 정치·사회와 주민의 의식 수준을 모르면서 무슨 북한을 안다고 무식하게 떠드는가.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중국을 보라. 마오쩌둥 죽고 중국이 붕괴됐나. 오히려 더 강해져서 지금은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중공보다 더 강하고 북한 주민은 중국인들보다 더 조직력이 있다. 또 북한은 중국보다 작은 나라인데 왜 허무하게 붕괴되겠는가.

무엇보다 북한 주민은 수령이 죽었다고 나라를 버리고 도망칠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탈북인들이 여기 온 것은 독재자가 살아서 기승을 부리기에 잠시 피난한 것뿐이다. 물론 몇몇은 돈을 벌려고 외국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가족을 살리려고 잠시 갈 뿐 베트남의 보트피플 사건 같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솔직히 내가 북한에 있다 해도 독재자가 사라지면 자유로운 나라를 세우고 개혁·개방과 중립정책을 쓰면서 세상에서 제일 자유롭고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 북한에는 나보다 몇 백 배는 더 능력 있고 두뇌 좋은 인재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왜 붕괴하겠는가.

한국인은 자기 주머니에 돈이 좀 있다 하여 배고픈 북한 주민을 국가 건설도 할 줄 모르는 정글 속의 원주민처럼 보지 말라. 북한은 농토도 충분하고, 비록 낙후됐지만 공업적 토대와 자원도 있고, 재간 좋고 강한 주민이 있다. 그들에게 자유만 준다면 먹고사는 문제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독재자만 사라지면 처음 1~2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약간의 쌀과 의약품을 지원해 주기만 한다면 아무 걱정 없다.

오히려 그때는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으려고 북한 땅에서 사업을 하게 해 달라고 납작 엎드려야 할 것이다. 아마 전 세계가 북한을 돕고 서로 투자를 하겠다고 할 것이다.

나는 김정은만 사라지면 북한의 붕괴를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한국에게 살길이 열린다고 보고 경제 투자 준비를 착실히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결론은 북한에서 독재자가 사라지면 붕괴되는 게 아니라 중국처럼 변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왜 김정은만 사라지면 중국이 북한을 먹을 거라는 멍충한 생각을 하는가. 6·25 때 중공군에게 학질을 떼더니 아직도 무서운가. 아니면 수백 년 동안 중국의 속국으로 살던 노예 근성이 아직도 남아 있는가.

북한 사람들이 중국을 무서워하는가를 탈북인들에게 물어보면 코웃음을 칠 것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사라져도 엄연하게 자주독립국가인 북한을 무슨 명분으로 침략하는가. 중국이 북한을 건들고자 하면 한·미·일과 전 세계를 상대해야 할 것을 모르고 덤비겠나.

게다가 중국이 침략하면 북한이 가만 있겠는가. 북한이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오직 한국과 태평양 건너 미국만을 대상으로 만든 줄 아는가. 아니다. 북한의 자국 영토 수호라는 목적이 그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걸 중국도 잘 아는데 중국이 저희들 죽자고 덤비겠는가.

만약 중국이 북한을 침략한다면 그날이 중국이 망하는 날이고, 동북 3성이 북한 땅이 되는 날이다. 중국도 북한의 고구려 종족이 얼마나 강하며 얼마나 중국을 싫어하는지를 잘 안다. 지금은 한집에서 사는 개와 고양이처럼 처지의 공통성 때문에 겉으로만 호호할 뿐이다.

한국이 정말로 북한의 붕괴와 통일을 원한다면 서독처럼 북한을 무너뜨릴 노력을 하라.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자체적로 붕괴돼 당신들이 북으로 들어갈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을 거라는 내 말을 새겨들으라.

한국인들은 일어나지도 않을 북한의 붕괴 따위에 대해서는 관심 끄고, 한국에 깊이 박힌 간첩들과 종북·친중 역적들 청소나 좀 제대로 하고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