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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상 역대 최다수상자이자 이 시대 뛰어난 스토리텔러로 꼽히는 매튜 본이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한국을 찾는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5월8~19일 서울 강서구 LG 시그니처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을 앞두고 LG 아트센타와의 인터뷰에서 매튜 본은 “이 작품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여러분을 감동시킬 겁니다”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매튜 본의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르는 건 2019년 ‘백조의 호수’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이 작품을 구상하면서 ‘베로나 인스티튜트’라는 가상의 장소를 설정, 오늘날 10대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따라서 셰익스피어의 원작에는 없는 약물중독·우울증·물리적 학대·성 정체성·총기류 등 젊은 세대가 고민할 법한 민감한 문제가 등장한다.
어른들에 의해 문제아로 낙인 찍힌 로미오와 줄리엣은 하얀 타일에 둘러싸인 벽과 삼엄한 경비 속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원작에서는 두 사람이 몬테규가와 카플렛가의 적대적 관계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을 나눈다.
매튜 본은 이번 공연에 젊은 피를 대거 유입했다.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 협업해 힘 있고 에너지 넘치는 안무로 선보이며 그밖에 무대·조명·편곡 등 전 분야에 걸쳐 젊은 예술가를 기용했다.
젊은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끊임없이 뛰고 구르며 격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역대 가장 긴 키스로 꼽히는 장면까지 한 시도 놓칠 수 없는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치는 파드되(2인무)의 유명한 발코니 장면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파트.
이 작품을 위해 매튜 본은 2018년 영국에서 오디션을 열었다. 이때 뽑힌 16~19세 사이의 무용수들이 정식 단원으로서 무르익은 기량을 뽐낸다.
한국 공연에서는 각각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출연한다. 로미오 역에는 파리스 피츠패트릭·로리 맥클로드·잭슨 피쉬가, 줄리엣 역에는 모니크 조나스·브라이어니 페닝턴·한나 크레머가 캐스팅됐다.
매튜 본이 무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악이다. 이번 무대에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작품번호 64)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 곡은 레닌그라드 키로프 극장과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두 군데서 거절당하는 아픔을 겪은 후 작곡가가 없는 상태로 1938년 12월에 체코 브르노에서 초연되었다.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둔 후에야 1940년 1월 레닌그라드의 키로프 극장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곡절 많은 곡이지만 매튜 본은 “가장 비극의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관객은 그저 앉아서 즐기면 된다. 어떤 사전지식도 필요 없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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