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퇴직연금 수수료 300억 원 감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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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체계 개편… 운용 수익과 수수료 연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7 12:00:46

▲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적립금 규모에 따라 산정하는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체계가 개편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등에 300억 원 규모의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운용 중인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운용 손익을 연계할 계획이다. 제공한 업무에 따른 비용도 수수료 산정에 고려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7일 금융기관과 적립금 규모에 따라 산정하는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해 내달 1일부터 모든 퇴직연금사업자(43개 금융기관)가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연간 약 300억 원 이상의 수수료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수수료 수준은 적립금의 수익률과 은퇴 이후 연금 수령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새로운 수수료 부과 체계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중소기업 등에 실질적으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적립금이 클수록 더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현재 구조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수수료 납부 부담이 큰 편이다.

정부는 일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제공하던 감면 혜택을 모든 금융기관이 제공하도록 한다. 할인율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금융기관은 할인 효과 극대화 등을 위해 이미 퇴직연금에 가입한 중소기업에 사전전산작업 등을 통해 내달 1일부터 할인이 적용할 예정이다. 21만5000개 기업에 대해 연간 약 194억 원 이상의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적립금 운용 손익을 고려해 수익률이 부진하면 수수료를 덜 받는 성과연동 구조도 갖춘다. 적립금 유치경쟁에 치중하는 퇴직연금 시장에 금융기관 간 성과 경쟁을 촉진하고 책임성을 강화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금융기관의 성과 노력이 많이 반영되는 디폴트옵션 중 수수료 납부 주체와 적립금 운용 주체가 동일한 IRP 계좌에서 운용되는 적립금에 우선 적용한다. 목표수익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금융기관은 가입자가 납부하는 수수료가 증가하지 않도록 기존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목표수익 이하이면 기존보다 수수료율을 할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에게 제공한 업무의 종류와 그 비용을 고려해 수수료를 받도록 한다. 그간 서비스 수준 등을 반영하지 않고 적립금 규모만 고려해 수수료를 부과했는데 이를 개선해 금융기관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업무별 내용을 세분화해 수수료율을 차등(인하) 적용함에 따라 연간 약 106억 원 이상의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번 수수료 부과 체계 개편은 그동안 가입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만 치중해 온 퇴직연금 시장의 영업 행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수료 인하가 근로자와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고 금융기관 간 건전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가입자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