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나선 개미들 수익률은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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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나선 개미들 수익률은 저조

신용거래융자 잔액 19조2144억 원으로 5개월 만에 최대치 경신
신용융자 상위 종목 대부분 주가 하락… 증시 부진에 예탁금 급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9 18:37:33

▲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일 기준 19조2144억 원으로 한 달 전(17조7810억 원)보다 1조4334억 원 늘어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빚투 규모는 최근 한 달간 1조 원 이상 불어났다. 투자자는 주로 반도체·바이오 등을 손에 넣었다. 다만 현금을 쏟아붓진 않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열흘 사이 4조 원 이상 빠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가 빚내서 산 종목들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두고 있어 조정장에서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일 기준 19조2144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7조7810억 원)과 비교해 1조4334억 원 늘어난 규모이자 지난해 10월5일(19조3220억 원) 이후 최대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 10조2706억 원, 코스닥 8조9439억 원 수준이다.

갑자기 급증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초 17조 원대이던 신용거래융자는 이후 조금씩 규모를 키우면서 지난달 19일 18조 원대를 돌파하더니 14일엔 19조 원마저 뚫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로 통상 특정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질 때 레버리지(외부 자금 차입 후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연합인포맥스에서 일주일간(11~18일) 신용융자 증가액 상위 종목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주가가 내려갔다. 이 기간 신용융자 잔액이 688억 원 늘어난 SK하이닉스는 주가가 4.2% 감소했다. 네이버도 일주일 새 신용융자 잔액이 210억 원 늘어났지만 주가는 2.1% 빠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0억 원)의 주가 감소 폭도 8.4%로 높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코스닥에선 바이오 기업의 잔액이 급증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신용융자가 584억 원에서 682억 원으로 100억 원 가까이 올랐음에도 주가는 12.3% 하락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셀트리온제약도 일주일간 신용융자 잔액이 각각 86억·80억 원 증가한 가운데 주가는 6.3%·3.2% 떨어졌다. 신용융자 잔액이 85억 원 늘어난 반도체 중소업체 이오테크닉스는 주가가 8.0% 하락했다.

빚투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매입 실탄은 줄이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18일 투자자예탁금은 53조1122억 원으로 4일(57조8852억 원) 대비 10거래일 만에 4조4000억 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투자자예탁금이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금액 또는 주식을 매도한 후 인출하지 않은 금액으로 언제든 다시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린다.

이를 두고 비트코인 강세에 ‘포모 증후군(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나면서 증시 대기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식자금을 빼서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빚투를 하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