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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봄기운이 완연하다. 겨우내 언 땅이 녹고 바람마저 따스해 말 그대로 봄바람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북녘의 3월은 여전히 한겨울을 지나고 있다. 계절의 영향도 있지만 독재정권의 폭압이 주민의 삶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니 봄날은 저만큼 멀리 있다.
꽃피는 3월에도 여전히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북녘 땅을 바라본다. 하루에 겨우 자동차 몇 대 정도 지나는 길인데도 제설 작업을 꼭 해야 하나 싶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저마다 손에 삽자루 하나 들고 도로에 흙을 뿌리며 제설 작업을 한다.
우리 같으면 최첨단 제설 차량이 도로를 누비며 말끔히 치우겠지만 북한에서는 친환경이라 그런지 소달구지가 모래를 싣고 왔다. 염화칼슘이 아닌 흙을 뿌려 눈을 덮고, 매연이 없는 소달구지로 제설 작업을 하니 친환경이라 말할 수 있을까.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해 친환경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이미 그곳의 환경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지경이다. 그러니 친환경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처럼 들린다. 변변한 물자 하나 없이 사람을 그토록 고생스럽게 노동시키는 곳에서 친환경이란 말은 그야말로 사치처럼 들린다. 언제가 되어야 저곳에서도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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