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민청 설립’으로 외국인노동자 체계적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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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외국인 200만·취업 외국인 100만 시대 도래
한동훈 장관 이임에도 이민국 신설 동력 유지돼야
현 외국인노동자 정책 비효율… 컨트롤 타워 필요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7 18:51:48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재임 중 추진했던 이민청 설립이 한 전 장관 이임으로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 200만 명 시대를 맞아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해야 하는 기관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취업 중인 경우가 거의 절반에 가깝고 불법 체류자도 수십 만에 이르고 있어 관련 사안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4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약 13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증가한 인원을 연령별로 보면 15~29세가 7만 명·30대가 3만3000명으로 젊은 세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 같은 통계는 앞으로도 국내 상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이 주를 이루면서 이들이 계속 국내에 상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추론케 한다.

이 통계에는 없지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발표 자료에는 올 6월 불법체류자 수가 약 42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포함하면 15세 이상 외국인이 총 200만 명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다. 범위를 좀 더 느슨하게 잡아서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11월 약 225만8000명으로 발표됐다. 국내 총인구 중 4.4%를 차지하는 비율인데, 이는 OECD의 ‘다인종·다문화 국가’ 기준인 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렇듯 우리도 이미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만큼 이민청 설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한 전 법무장관이 지난해 취임 당시 법무부 핵심 추진 과제로 ‘이민청 신설’을 내세웠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전 장관은 지난달 21일에는 외국인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를 위한 ‘CBT 평가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이민청)법안을 적절한 시기에 발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법무부가 역점을 두어 온 이민청 설립 작업이 연속성을 잃지 않고 추진될지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한 전 장관은 9월 국회에서 “정부 내부적으로 이민청 설립 방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용은 없다.

국내 상주 외국인을 체계적·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외국인·내국인 모두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현재는 법무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교육부 등에 출입국·이민 정책 업무가 흩어져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에 해당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놓아야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 관련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취업 외국인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불법체류자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범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크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피의자 수는 2020년 3만9139명·2021년 3만2470명·2022년 3만4472명 등 매년 3만 명이 넘는다. 범죄 유형도 살인·강도·절도·폭력 등이 30%를 넘고, 지능범죄도 증가 추세에 있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일이 시급한 이유다.

무엇보다도 이민청 설립이 절실한 건 외국인 인력을 관리할 전담 기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100만 명에 육박하는 외국인이 우리의 일손을 대신하고 있다. 인력난이 심각한 조선업·건설현장·중소제조업체 등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들을 관리·지원할 이민청 설립은 특히 인구감소 위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할 불가피한 선택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