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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일 년의 마지막인 12월을 보내는 마음은 모두가 다를 듯하다. 차분히 지나온 날을 뒤돌아보고 새해에 대한 계획으로 설레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새해 농사 채비로 분주하다. “전당·전국·전민이 새해 농사 채비에 떨쳐나서자!”라는 선전 구호를 내걸고 달리는 트럭 한 대가 보인다. ‘혜산농림대학’이라고 쓴 입간판을 보니 각 기관 단위별로 할당된 작업에 동원되었던 것 같다.
양강도 혜산 지역은 북한에서도 특히 추운 날씨로 악명이 높은 지역이다. 한겨울 기온이 영하 30℃까지 떨어지는 건 예삿일이다. 그런 추위에도 사람들은 트럭 짐칸에 실려 일을 하러 나간다. 어떤 말로 표현해도 그들의 열악한 생활상을 보여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겨울 따스한 난방으로 온기를 더한 보금자리는 그저 상상에 불과하다. 전기도, 기름도, 도시가스도 아닌 땔감으로 난방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군인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새벽녘 어디론가 향하는 북한 군인들의 어깨 위로 소복히 눈이 내려앉았다. 그들의 힘겨운 걸음걸이가 바로 지금의 북한을 말해 주는 듯하다. 어디론가 향하지만 그 방향을 알 수 없고, 겨우 한 걸음조차 떼기가 버거운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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