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통일부의 존재 이유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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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기본합의‧비핵화공동선언, 한민족 불행 가중시킨 반역적 합의
자유주의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를 강화하는 통일을 이루어야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10 06:31:30

“노동생산력의 가장 큰 개선과, 그것이 작동되었을 때의 숙련도와 솜씨, 판단력의 대부분은 분업의 결과였다고 생각된다.”(애덤 스미스, '국부론' 제1편 제1장).

어떤 나라든 나라의 번영과 부의 축적 정도는 그 나라에 영위되는 사회적 분업의 정도에 달려 있다.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인간의 선호와 선택은 교환행동과 시장경제를 낳았고 시장경제가 확장되면서 사회적 분업은 심화되고 노동생산력이 향상된다. 이 원리는 특정 국가의 인종이나 종교 구성, 자연조건이나 역사와 상관없이 실현된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부정하는 사회주의 정치경제체제는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인민들의 선호와 선택, 교환행동을 강제로 통제해야만 겨우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자율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노동생산력을 향상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사회주의 정치경제체제가 버틸 수 있는 최대 수명은 70년이다.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후 70년이 지난 1990년 즈음 수명을 다한 세계 사회주의 정권들이 붕괴하던 때, 노태우 정권은 북한 정권과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했다. 집권욕에 사로잡힌 권력핵심집단이 국내 종북 세력과 외부 공산주의 세력에게 회유되어 세계사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북한 권력자의 헛된 요구를 들어준 시대착오적 합의였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전체주의 북한 체제의 수명을 억지로 연장시켜주고, 비핵화공동선언은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돕는 위장막이자 우리에게는 핵무기를 배치·보유도 할 수 없는 족쇄로 작용했다. 북한 인민과 한반도 민족의 불행을 가중시킨 반역적 합의였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이후 대한민국에서 종북 정권이 등장하는데 디딤돌이 되었다.

“문 전 대통령은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고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정부의 북방정책이야말로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결단이었다’ 라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고 썼다.”(조선일보, 2023.7.3.)

시대착오적 낡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이런 주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재현됐다. 전대협과 한총련 출신들이 주도하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과 지식계급은 자신들의 통일방안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합리적인 통일방안에 대해 ‘극우’라고 매도한다.

따라서 변화된 세계질서에 걸맞은 통일방안과 통일부의 역할을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첫째, 자유주의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를 강화하는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정치경제체제가 다른 나라나 민족끼리는 통일국가를 구성할 수 없다. 남북한 두 개의 체제를 그대로 둔 채 ‘고려연방제’나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통일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선전‧선동에 불과하다. 주사파나 자칭 북한문제 전문가 등에게 묻겠다. 정치경제체제가 다른 나라들이 통일국가를 구성한 사례가 있으면 하나라도 제시해주기 바란다.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번영하는 정치경제체제는 자유주의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뿐이다. 한국의 지식계급이 무식하고 양심이 없어서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지만, ‘사회주의에서의 경제계산 불가능성’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는 강제권력 없이 운영될 수 없다는 경제학 이론이 러시아혁명 당시 이미 제시되었다. 지금의 권력집단이 아니라 한반도 민족 후대들의 인간다운 삶과 번영을 보장하는 정치경제체제로 통일해야 한다.

둘째, 통일부는 북한의 체제전환을 준비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모든 공직자들은 자유주의공화정 및 시장경제 체제와 사회주의 정치경제체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과 북한의 경제발전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금강산관광사업은 북한 정권을 돕는 단순한 현금 지원 사업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사업은 대한민국의 수출자유지역 사업을 모델로 한 경제발전사업으로 기획되었을 것인데, 체제전환 없이는 경제발전의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적어도 통일부 공무원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의 동유럽처럼 30년 전에 세계 사회주의 정권들이 체제전환 할 때 북한도 같이 했더라면 내부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북한은 현 체제를 고수할 수도, 내부 기득권층의 반발 때문에 체제전환을 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처지다. 위로부터 체제전환을 한 일본의 메이지 유신은 3만 명의 희생자가 생겼지만, 아래로부터 혁명으로 체제전환을 한 프랑스는 150만~300만의 시민이 희생됐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북한 지도부 스스로 체제전환을 결단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체제전환 단계를 정교하게 설정하고 각 단계에 맞추어 대비하는 것을 중심사업으로 해야 한다.

셋째, 통일부는 북한 인민의 생활실태 전반에 대한 자료실이 되어야 한다.

북한이 성공적인 체제전환을 이루더라도 ‘인류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는 통일 이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통일국가를 세울 수 있다. 통일부는 북한 인민의 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실상을 내외에 알리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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