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사장, 英 축구전설 리네커 출연 정지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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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 진행자… 前 잉글랜드 국대 주장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12 16:36:16

▲ 11일(현지시간) 게리 리네커(뒷줄 왼쪽)가 아들과 함께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와 첼시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영국 레스터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리시 수낙 총리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레전드’ 이자 축구 프로그램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를 출연 정지시킨데 대해 유감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야권을 비롯한 영국 각계에서 BBC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P·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팀 데이비 BBC 사장은 “프로그램 파행으로 시청자들에 영향을 끼친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BBC는 좌파와 우파 또는 특정 정당이 아닌 절대적으로 공정성에 의해 운영된다”면서 “리네커가 방송에 복귀하기를 원하며 BBC의 중립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진행자가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균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리시 수낙 총리가 불법 이주민에게 난민 신청을 불허하고 추방한다는 법안을 발표하자 리네커는 7일 자신의 SNS에 “(이 법안은) 1930년대 나치 독일이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용어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잔인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여당인 보수당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수낙 총리 대변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수엘라 브레이버만 내무장관이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BBC는 축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에 리네커의 출연을 정지시켰다. 매주 토요일 밤 방영되는 ‘매치 오브 더 데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하이라이트를 다루는 영국 내 인기 프로그램이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인 리네커는 1999년부터 20여년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리네커의 출연이 정지되자 그를 지지하는 출연진과 전문가들이 방송을 거부하면서 이날 방송된 프로그램은 해설 없이 20분으로 단축돼 방영됐다.

야당인 노동당은 여당의 압박에 BBC가 굴복했다며 공세를 펼쳤다. 스타머 노동당 당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리네커에 대해 불평하는 보수당 의원들에게 굽히고 들어간 BBC는 공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BBC는 리네커가 복귀하기 전 SNS 사용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그가 뉴스 진행자가 아니어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다는 반박이 나온다. 그렉 다이크 전 BBC 사장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 “BBC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리네커가 정부의 압력에 방송에서 하차한 것으로 (사람들은)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