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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지방선거에서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법과정의당(PiS)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해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8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신구 권력 갈등이 다시 소용돌이 치는 형국이다.
8일 폴란드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광역의회 선거 기준 PiS가 34.27％를 득표해 도날트 투스크 총리의 시민연합(KO·30.59％)을 3.68％p 앞섰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기독보수 성향 ‘제3의 길’(14.25％)과 좌파연합 ‘레비카’(6.23％)를 합치면 여권 득표율은 51.07％다. 당선자 수 기준으로는 광역의회 16곳 가운데 PiS가 7곳, KO가 9곳을 차지했다.
양쪽 다 반년 전과 별 다를 바 없는 성적표이기에 어느 쪽도 승리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결과로 보인다. PiS의 득표율은 지난해 10월 총선 때 35.38％에서 1.11％p, KO는 30.70％에서 0.11％p 감소했다. PiS는 지난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하고도 선거 전부터 연정 구성을 결의한 야권연합에 정권을 내줬다.
외신들이 “근소한 차이로 집권 여당인 시민연합을 따돌렸다”고 보도했으나 야로슬라프 카진스키 PiS 대표는 “우리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8년간 집권한 PiS는 이민·성소수자 문제 등에서 반유럽연합(EU) 성향이 뚜렷하다. ‘극우’ 취급을 받게 된 사실상 최대 이유다.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35.4%의 득표로 1위를 차지했으나, 주요 야당이 연정을 거부함에 따라 정권을 시민연합에 넘겨야 했고 안제이 두다 대통령는 PiS를 탈당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행정수반인 투스크 총리가 언론 개혁 등에 나섰지만 PiS의 강한 저항으로 정국은 혼란을 거듭했다. 이번 선거에서 PiS의 만만치 않은 기세를 재확인함에 따라 현 정부가 위축된 모양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친EU인 현 정부의 곤경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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