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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2개 부담금 폐지·감면을 통해 연간 2조 원 규모의 부담금을 줄이기로 했지만 부감금 정비는 국회 통과를 거쳐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결국 총선용 정치 투쟁의 도구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부담금 감면으로 세수부족이 발생해 촉발될 재정 적자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정부는 전체 91개 부담금 중 3분의 1 수준인 32개를 폐지(18개) 혹은 감면(14개)해 연간 2조 원 수준의 국민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담금을 감면하려면 부담금의 성격과 부과 방법 및 요율 등이 규정된 부처별 법령 아래의 시행령 일부를 개정해야 한다. 부담금 폐지를 위해선 해당 법령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다. 이는 국회 의결을 통과해야 하는 사안이다.
기재부는 7월까지 국무회의에 시행령 개정을 일괄 상정·의결할 방침이다. 법 개정의 경우 올 하반기까지 일괄 개정 법률안과 부담금관리기본법 전면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에 제출해 통과 시킨 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개발부담금(국토부)·학교용지부담금(교육부)·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문체부) 등 20개의 부담금과 관련된 법 개정 사안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법 개정을 거쳐 폐지되는 부담금 규모는 총 2조 원의 40%인 8221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총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부담금 개정 정책이 발표됐고 정책 실현을 위해 국회 통과가 필요한 현실에서 부담금 개정 이슈를 정치권이 공약 수단으로 써먹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선 이후에도 문제다. 결국 4월10일 총선 이후 차기 22대 국회의 구성에 따라 해당 부담금들의 존폐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부담금 개정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을 가져가면 정부의 부담금 정비 정책은 국회 통과에 큰 어려움이 생길 전망이다.
부담금 개정으로 생길 수 있는 재정 적자 문제도 정부가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부담금 정비를 통해 국민 부담이 연간 2조 원 덜어진다는 것은 결국 정부 세수가 2조 원 줄어든다는 의미다. 정부가 감세정책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44조 원의 세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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