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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딸, 여든둘 아빠와 엉망진창 이별을 시작하다’는 평생 애증의 대상이었던 늙은 아빠를 떠나보낸 뒤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저자가 남은 공허함과 그리움을 떨쳐내기 위해 네이버 ‘치노사모(치매노인을사랑하는모임)’ 카페에 연재한 글을 모은 돌봄 수기다. 2023년 제7회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우수상 수상작이다.
50살 가까이 나이가 차이 나는 아빠는 집안의 폭군이었다. 반지하 셋방에서 살 정도로 생활력도 없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엄마는 작가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집을 나갔다. 그 뒤 제멋대로인 아빠와 함께 살면서 굴곡지고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낸 작가는 어느덧 성인이 되어 홀로 아빠를 부양하며 14년을 살았다.
그런데 아빠에게 어느날 갑작스럽게 치매가 찾아왔다. 작가는 살갑지도 애틋하지도 않았던 아빠를 위한 준비되지 않은 간병을 하며 응급실·집·요양병원으로 이어지며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 속에서 마주한 현실적인 간병과 돌봄 과정의 고민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기록했다.
아빠를 향한 미움과 증오·울분은 결혼 후 안정감 속 소박한 일상을 보내면서 조용히 묻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루 두 번 안부 전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찾아가기만 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잠시, 증폭돼 가는 아빠의 이상 행동으로 부녀 관계는 갈 데까지 간다.
그러나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아빠에 대한 감정은 사무치는 그리움이다. 작가 특유의 발랄함과 솔직한 글쓰기는 비슷한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울리며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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