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잼버리 ‘곰팡이 계란'… 아워홈의 냉장 보관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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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구운 계란 ‘상온’ 아닌 ‘냉장’ 보관
곰팡이 계란, 충청남도 금산 계란으로 드러나
아워홈, 공급업체 항변하자 뒤늦게 대금처리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8 14:39:00

▲ 아워홈이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제공된 구운 계란 1만9000개 중 7개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 제보자 제공

지난해 새만금잼버리대회에서 발생한 곰팡이 계란 논란은 공급업자의 문제가 아닌 아워홈이 보관을 잘못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워홈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업체로 공급업자를 교체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납품받은 계란은 충청남도 금산의 농가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본지 취재결과에 따르면 아워홈이 상온에 보관해야 하는 구운 계란을 냉장 보관해 제품 표면에 응결수가 발생했고, 이상고온으로 인해 곰팡이가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워홈이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제공된 구운 계란 1만9000개 중 7개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

아워홈은 곰팡이 계란 논란에 대해 “달걀을 공급하는 기존 업체가 있었지만 전라북도와 조직위원회 등에서 지역업체(생산농가)와 거래를 제안해 수락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불량 상품이 섞여 공급된 것을 잡아내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며 사고 발생 직후 공급업체를 대규모 물량 조달 경험이 있는 기존 거래처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곰팡이 계란 논란이 일자 생산농가의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불량 상품이 섞여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구운 계란은 상온에 보관해야 하는데 냉장 보관을 한 아워홈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다.

계란 유통업자 A씨는 “생산농가가 계란을 굽는 과정에 계란 표면에 스크래치가 날 수 있다. 그래서 구운 계란은 항상 최상의 좋은 계란만 선별해서 굽는다. 그래도 계란을 굽는 과정에 계란 표면에 스크래치가 날 수 있다. 스크래치가 있는 계란을 상온에 보관했으면, 이상고온에 노출됐을 때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아워홈이 상온에 보관해야 될 구운 계란을 냉장 보관하다보니,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나가면서 스크래치 난 부분으로 습기가 스며들어가면서 곰팡이가 나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곰팡이 계란 문제가 대두되자 아워홈은 곰팡이 계란이 공급업체의 문제라고 하면서, 공급업체에 대금처리를 하지 않았다”면서 “공급업체가 곰팡이 계란 문제가 아워홈의 보관 문제라고 조목조목 따지자, 아워홈이 납품 비용을 지불했다”고 덧붙혔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잼버리 대회에 납품된 구운 계란이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후 구운 계란 공급업체에 현장 실태조사를 나갔다. 식약처는 곰팡이 계란이 공급업체의 잘못이 아닌 아워홈의 계란 냉장 보관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본지가 계란 고유번호를 추석해 분석한 결과 아워홈이 전라북도 지역 생산농가에서 납품받은 계란이라고 밝혔지만 충청남도 금산의 농가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워홈에 계란을 납품한 공급업체도 곰팡이 계란 사건으로 식약처의 실태조사, 경찰조사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23년 전인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 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회사다. 구지은 부회장은 1967년생으로 구자학 아워홈 회장(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의 딸이다. 아워홈 2대 주주다. 1대 주주는 장남 구본성씨이지만, 아워홈 경영은 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