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선언한 고려아연·영풍 서린상사 놓고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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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인적분할 합의 고려아연 일방적 파기”vs 고려아연 “진행 지지부진한 것”
고려아연측 지분율 과반 초과… 이사회 개편안 강행 시 후폭풍 예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6 14:16:03

▲ 최근 결별을 선언한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핵심 계열사인 서린상사를 두고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영풍 제공

최근 결별을 선언한 고려아연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서린상사 경영권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측 서린상사 지분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이사회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26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서린상사의 인적분할을 추진했던 것은 맞으나 현재는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회 개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비철금속을 유통하는 기업이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이 소유한 기업이지만 경영은 영풍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고려아연과 영풍이 갈라서게 되면서 양측의 업무를 담당했던 서린상사 또한 교통 정리가 필요해졌다.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월 내에 서린상사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4명의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계획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3월10일 노진수 고려아연 부회장이 서린상사의 기타 비상무 이사로 선임됐으며 2023년 11월21일에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공동대표 및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고려아연 측 인사들의 이사회 비중이 높아져 왔다.

현재 서린상사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이 고려아연 측 인물이며 전문경영인인 류해평 서린상사 대표이사를 영풍 측 인사로 분류해도 4대 3의 구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내이사 4명이 추가된다면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고려아연이 확실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영풍은 서린상사를 인적분할해 신설된 법인 지분 100%를 고려아연이 갖고 존속법인 지분 100%를 영풍이 보유해 각각의 업무를 맡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고려아연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경영권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이 인적분할을 위해 이사회에 참여했던 이승호 부사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있으나 고려아연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주장에 대해 이사회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이 일방적으로 서린상사를 장악하려고 한다는 영풍 측 주장은 부인했다.

서린상사의 최대 주주는 49.97%를 보유한 고려아연이며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비중은 16.69%다. 영풍의 창업주인 고(故)장병희 명예회장의 손자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및 특수관계자는 10.48%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 싸움으로 가면 고려아연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영풍이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이 원하는 대로 이사회가 개편되더라도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