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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은 외과 의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한의학은 내과 의학이다. 한방의는 외과 질환도 내복약인 한약으로 치료하려 하고, 현대의는 내과 질환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려 한다. 현대 의학이 발달할수록 내과 영역이 침식당한다.
상담하다 보면 담낭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가 꽤 많다. 복통이 심했던 한 환자는 병원에 갔더니 검사 결과 담석 때문에 아픈 것이라고 하여 담낭절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끝난 후 담석을 보여 달라고 하니 담낭에 돌이 없었다고 하면서 보여 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 복부 통증의 원인은 담석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주저 없이 몸을 맡겨 담낭을 절제당한 환자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오늘도 열흘 전에 담낭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을 들어 보니 수술까지는 안 해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증상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몸 안의 장기를 떼어 내는 것에 크게 주저함이 없다. 당장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수술을 하기 전에 다른 치료법은 없는지, 담낭을 제거한 사람의 고통과 후유증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은 맛이 쓰며 노란색이나 갈색·초록색을 띠는 알칼리성 액체다. 담즙은 지방이나 칼슘·단백질이 포함된 음식물의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혈액 속에서 적정 수준의 지방 함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간에서 독성 물질을 제거하거나 장 안에서 산과 염기의 균형을 맞추고 대장에 유해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담즙은 인간의 주요 사망 원인인 암과 심장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며 때로는 그것을 치료하는 역할까지 한다.
2008년 의학저널 ‘돌연변이 연구’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담즙 색소는 강력한 항돌연변이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황달이 발생했을 때 담즙 색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심지어 B형 급성간염에 의해 생긴 끈질기고 통제가 어려운 천식을 완화해 주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의학에서는 담이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장애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오장 육부가 담에 가서 자기 활동에 대하여 결재를 받는다고 하였으며, 담을 중정지관 (中正之官)이며 결단(決斷)을 주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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