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해도… 휴대전화 요금 크게 안 내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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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판매 시 추가 지원금 제한 폐지… 현장 반응 “큰 차이 없을 것 같다”
5G 서비스 정체·안정기… 추가적인 경쟁 유발 요인 없이는 효과 미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3 17:41:41

정부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선언했으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단통법 전면 폐지 의사를 밝혔다.

단통법은 휴대전화를 판매할 때 추가 지원금을 15%로 제한해 지원금을 차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막는 제도다. 2014년 개정된 단통법은 정보가 부족한 일부 소비자만 휴대전화를 비싸게 구매하고 통신사들의 과도한 출혈 경쟁을 제한할 목적으로 제정됐으나 휴대전화 가격과 통신비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들의 경쟁이 활성화돼 기기 가격 하락과 통신비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핸드폰 판매점 직원은 “이미 지원금 한도를 넘어서는 사례는 있었고 현장에서도 크게 신경쓰면서 일한지는 오래 됐다”며 “단통법 개정 이후 통신사가 정책을 어떻게 바꿀 지는 모르지만 큰 변화가 한 번 있어야 실질적인 가격 하락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비를 아끼려는 고객들은 LTE로 전환하거나 아예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등 알아서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고 요금제를 할인하는 선택약정 제도를 선택한 소비자는 30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지원금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시지원금 제한 폐지하는 것은 시기를 놓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통신사들이 이용자 확보를 위한 경쟁에 무리하게 나설 이유가 없다는 점도 단통법 폐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5G 도입 초기에는 단통법이 적용됨에도 지원금이 상승했듯이 경쟁이 필요하면 지원금이 상승한다”며 “5G 보급률이 60%를 넘어섰고 6G 상용화 시기는 2030년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과열 경쟁 유발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G 서비스가 정체기에 진입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유인이 과거 대비 크지 않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에서 지원금을 더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통신사들은 단통법 폐지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현재 이렇다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