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정체성 훼손’ 변화 주장은 망국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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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의지 있는 사람이 보수 대표자 돼야
주사파 세력이 진보 자칭하는 것은 국민 속이는 반역 행위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11 06:31:30

작년 말부터 정치권과 언론계·학계 등에선 ‘변화·혁신·시대정신·청산·교체·개혁’ 등 평소 잘 듣지 못하던 온갖 좋은 말들이 난무한다. 선거철마다 한국 언론에 난무하는 말들을 추려 보면 대략 ‘변화’와 ‘교체’로 집약된다. 그렇지만 아무도 변화와 교체의 구체적 내용을 말하지 않는다.

막연히 변화와 교체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사상적 상태가 어떻게 잘못되었기에 어떤 바른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는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국민적·국가적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잘못된 사상과 행동을 하는 대표자들을 청산하고 바른 대표자들로 교체하자고 주장해야 옳다. 그것이 변화와 교체의 구체적 내용이다. 헌법과 정당법에선 그런 변화와 교체의 구체적 내용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이라 칭하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 정당의 존재 이유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8조·정당법 제2조)

민주공화국은 공화정과 시장경제체계를 국가적 가치로 삼는 나라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건국하자마자 공산전체주의 국가들에 포위되었다. 공산당은 이웃에서 민주공화국이 성공할 경우 자국 인민이 정통성 없는 공산당 권력을 타도할 것이 두려워 70여 년 전 대한민국을 없애려고 연합하여 침략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주의 나라 국민과 연대해 공산당 연합군의 침략을 막아 내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며 번영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시민혁명을 통해 근대 민주공화국을 만든 선진국의 정당들은 모두 공화정과 시장경제체계의 가치관을 확고히 정립하고 있다. 다만 추구하는 정책의 차이에 따라 보수주의·자유주의·사회민주주의 등으로 구분된다. 시민혁명이 없었던 대한민국은 정당이 아니라 유능하고 청렴한 공화주의 정치 지도자 덕분에 지금의 민주공화국을 성공시켰다.

지금 우리 국민의 최소 8할은 공화정과 시장경제체계의 가치를 지지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주사파나 숭중(崇中) 사회주의 세력의 거짓말과 선동에 쉽게 넘어가는 이유는 한국에 보수주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민주화’라 부르는 대통령 직선제 재도입 이후 등장한 여러 ‘보수당’은 보수주의 당이라기보다 기회주의자들의 당이었다.

“보수주의자들은 인간이 완벽해질 수 없음을 안다. 정치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은 지상에 지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언정 천국은 만들어 내지 못한다… 진보는 인간 본성의 한계를 신중하게 인정할 때 성취된다.” (러셀 커크·‘보수주의’ 제1장)

인간 본성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므로 인간의 악마적 충동이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해 헌정 체제·법의 지배·권력분립 등이 만들어졌다. ‘인간 본성의 악마적 충동을 합의된 규범으로 제어하고 단계를 밟아 함께 진보해 나가자는 이념’이 보수주의다. 보수주의의 반대말은 급진주의(radicalism)다. 급진주의는 자기 당파만 옳다는 독선에서 유래한다. 근대 급진주의는 공산 전체주의와 각종 집산주의(collectivism) 이념이다.

우리나라 지식 계급이나 언론들이 한국의 정치 세력을 진보·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보수주의는 신중히 ‘진보’하자는 세력이고 공산 전체주의나 그 수하 주사파는 ‘급진주의’의 일종이다.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주사파나 숭중 사회주의 세력을 진보라고 칭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반역 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다.

진정한 보수주의 정당이 없으므로 주사파나 숭중 사회주의 세력들이 자신들의 본색을 감춘 채 ‘민주주의’의 구호로 유력 정치 세력이 될 수 있었다. 이것이 현재 한국 정치가 안고 있는 비극의 근본 원인이다. 겉으로 표방하는 주장과 속내가 다른 정치 세력들이 국민을 속이고 표를 낚아채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급진주의자들은 도덕에서, 또 정치·경제적 삶에서 사적인 책임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적 양심이라는 개념을 평가절하해 왔다. (그럼에도) 그들은 ‘양심’이라는 단어에 힘이 있음을 안다… 급진주의자들은 그 단어를 자신들의 이념에 맞게 비틀어 버리려 애쓰면서 ‘사회적 양심’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 표현의 뜻을 정의하지 않는다.” (러셀 커크·‘보수주의’ 제3장).

집단에는 마음이 없다. 양심과 정신은 오직 인간 개인만이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양심’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대장동 사건에서 보듯 급진주의 정치 세력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민주공화국에 충성할 것을 선서한 공직자임에도 양심을 저버리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급진주의를 제압할 보수주의 정치 세력은 그 사람의 과거 벼슬이나 가진 돈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의지와 양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가려 대표자로 세워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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