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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소비자의 거래 중요도가 주거래은행 한 곳에 60% 이상 집중돼 심리적·물리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주거래은행을 결정하는 것에도 거래 기간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2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의 금융생활 전반을 다룬 이번 보고서는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전반의 특징’과 ‘금융상품·채널·서비스 이용’ 및 ‘금융 브랜드 인식’을 포함한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세대·자산 양극단서 주거래은행 중요도 더 높게 인식
연구소는 서울·수도권 및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는(금융소비자) 만 20세~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는 거래하는 여러 은행 중 본인의 금융 거래 규모·빈도 등을 고려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한 곳을 ‘주거래은행’이라고 정의했다. 거래은행의 중요도 인식 중 주거래은행 한 곳의 거래 중요도는 61.1%로 금융거래 시 주거래은행과 나머지 부거래은행의 중요도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래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전통은행일 경우 거래 중요도는 더 높게 인식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대적으로 베이비부머와 Z세대에서 금융자산 1000만 원 미만의 낮은 구간과 5억 원 이상의 높은 구간에서 주거래은행 한 곳의 중요도를 더 높게 인식해 세대나 자산의 양극단에서 주거래은행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주거래 여부 판단에는 거래 규모보다 거래 기간과 이용 빈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주거래 인식 이유 중 ‘거래 기간’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54.2%로 조사대상자의 절반을 넘었다. 이는 거래 규모에 기반한 금융기관의 로열티 관리 기준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금융소비자가 향후 신규 금융기관과 거래를 시작할 의향은 51.6%, 기존 거래 기관을 이탈(중단/감소)할 의향은 54.0%로 신규 및 이탈 의향 모두 절반을 넘었다. 핀테크·빅테크는 단기적으로 1년 내 거래 의향이 높은 반면, 전통 금융기관은 장기적으로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거래 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과 거래를 강화하거나 이탈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온·오프라인 채널의 이용 편리성’이었다 특히 모바일·인터넷 채널의 이용 편리성은 거래 강화에, 영업점 이용의 불편함은 거래 이탈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10명 중 3명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거나 재정 목표가 없다고 응답했다. 월 평균 가구소득(489만 원)의 86%(421만 원)는 매달 고정된 소비·보험·대출상환·저축납입 등으로 이중 여윳돈은 68만 원에 그쳤다. 고정 저축·투자금 및 잉여(여윳돈)를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저축 여력은 소득의 30.9%(150만 원) 수준이었다. 금융소비자의 45%는 저축 여력이 소득의 30%를 밑돌았으며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커 저축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올해 재정·경제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금융소비자의 17.9%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 답했으며 13.4%는 재정 목표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보고서는 저축 여력이 부족해 미래를 대비할만한 여유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했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간 경계가 없는 치열한 경쟁 여건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금융소비자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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