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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똑같은 꿈을 꿔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여러 번 반복되는 꿈은 호기심을 넘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이원’은 같은 철학 동아리원 ‘경우’가 죽고 난 뒤부터 매일 밤 꿈에서 흰 소를 마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 동아리원으로 종교사학과 신입생 ‘설’이 들어온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점을 비롯해 닮은 점이 많은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악몽 이야기를 들은 설은 급기야 이원을 돕겠다고 나선다.
장르 소설 ‘수호신’이 출간됐다. 이 책은 신을 대하는 여러 사람의 다양한 관점을 흥미롭게 파헤친다. 어떤 이는 신을 우러르고 어떤 이는 신의 존재를 거부하며 또 어떤 이는 믿음에 혼란을 느낀다. 이는 현실의 우리가 종교를 대하는 견해들과 흡사하다.
‘신이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해 ‘과연 어떤 신을 믿어야 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작품 속 인물에게 던져진 질문이 독자에게 그대로 넘어오는 경험이야말로 오컬트를 읽는 이유가 된다.
이원은 믿지 않는다고 육성으로 말하는 순간 어렴풋이 깨닫는다. 알게 모르게 꿈과 악신 그 모든 것을 다 믿고 있었던 것이다. 믿지 않겠다는 선언 자체가 사실은 악신을 믿고 두려워한다는 반증이었다.
결국 이원은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제 발로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매듭도 보여야 풀 수 있다는 설의 말처럼 자신을 옭아맨 지독한 고리의 시작을 향해 천천히 전진한다. 그건 이원이 풀어야 할 실타래지만 질문이 우리에게 남겨졌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지금 곁에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수호신일까, 악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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