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영풍제지 사태’ 책임자들 관계사 임원으로 ‘영전’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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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리스크본부장 ‘키움YES저축은행’ 임원… 황현순 전 사장 ‘사람인’ 대표로 자리 옮겨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1 13:25:04

키움증권에 5000억 원 규모의 미수금을 발생시킨 ‘영풍제지 사태’ 책임자들이 다움키움그룹 산하 관계사 임원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태 당시 대표이사를 비롯한 고위 임원들은 그룹 관계사 대표급 임원으로 이동해 논란을 빚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정통 ‘키움’ 출신 인사들은 줄줄이 조직을 등져 회사 내부가 뒤숭숭한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1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이모 키움증권 전 리스크관리본부장이 키움YES저축은행의 본부장급 임원으로 선임됐다.

노남열 전 키움YES저축은행 기업금융본부장이 키움YES저축은행의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본부장 자리가 공석이 돼자 키움증권에서 물러난 리스크관리본부장이 그 자리를 꿰찬 셈이다.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3월20일 다우키움그룹 계열 HR기업인 ‘사람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사람인의 새 대표이사가 됐다.

작년 10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로 약 4900억 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하자 대표이사 사장이었던 황 전 사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그해 11월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키움증권 이사회에서 한 차례 보류 결정이 내려졌고 업무 인수인계 등을 이유로 황 전 사장은 한동안 미등기 사장으로 자리를 지켰다. 황 전 사장이 실제로 키움증권에서 완전히 퇴사한 날은 3월 중순이었다.

영풍제지 사태 당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키움증권의 대표이사와 리스크관리본부장이 관계사로 자리를 옮겨 다시 전면에 나선 가운데 영풍제지 사태의 수습과 신뢰 회복은 키움증권 직원들게 고스란히 떠넘겨졌다.

키움증권은 최근 직원들에게 작년 성과를 보상하는 과정에서 리테일총괄본부에는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테일본부 내 일부 팀은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실무 직원들이 영풍제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뒤처리를 맡고 있을 때 가장 사태에 대한 책임이 큰 경영진이 무탈히 키움증권을 빠져나간 것이다.

리테일 부문은 키움증권이 증권사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식시장 또한 2022년보다 작년에 더욱 활황세를 보였기 때문에 키움증권 내에선 불만이 팽배한 분위기다.

이에 더해 박연채 키움증권 부사장과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키움그룹 산하 금융사에 장기간 몸담았던 인사들이 줄줄이 조직을 떠나고 있다는 점도 내부 직원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06년 키움증권에 초대 리서치센터장으로 입사한 후 홀세일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18년간 키움증권 성장에 힘을 보탰다.

김성훈 대표는 2008년 키움과 같이 한 이후 자산운용팀장 등을 지내다가 2018년부터 6년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대표이사 자리에 있었다. 김 대표 재임 시절 키움운용의 운용자산(AUM)은 꾸준히 증가했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신한자산운용과 5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회사 내부에서 키움에 대한 로열티(충성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들은 각각 벤처캐피탈(VC) 새한창업투자와 DS자산운용 대표로 새 출발을 한다.

이처럼 영풍제지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실망한 키움증권 직원들의 줄퇴사가 이어지는 등 회사 내부 사기가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무엇보다 맨파워가 중요한 여의도 증권가에서 키움증권 핵심인력의 유출 러쉬가 회사 측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