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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다육식물 기르기가 최근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진화했다. 다육식물은 잎과 줄기에 수분을 머금고 있는 식물을 뜻하는데 매니아층이 두텁다. 또 중국, 일본 등 해외 수요자들도 늘고 있어 수출량도 급증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다육농장 ⓒ스카이데일리
일반적으로 다육식물은 성장할수록 가격이 오르는데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오르기도 한다. 어린 다육식물의 경우 가격이 저렴해 소자본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단돈 몇 만원에 구매한 어린 다육식물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다육식물은 원산지가 남아프리카 사막인만큼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을 정도로 자생력이 뛰어나다. 기르는데 손이 많이 가는 화초나 난에 비해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업주부는 물론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 지날수록 가치 높아져”…쏠쏠한 수익률에 수요 급증
다육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연안이 오래될수록 고목화되고 희소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키운 기간에 따라 육안으로도 쉽게 나이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외형적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도 가치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40대 박태임 씨는 취미삼아 길렀던 다육식물을 매장에 진열했는데 손님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 씨는 “가격, 이름 등에 대해 자세히 묻는 손님이 많았다”며 “당시 비치해둔 건 브락테오슘, 천대전송금4두, 라우이하이브리드, 천종 등 저렴하지만 희귀한 품종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3년 선인장 30종을 50만원어치 사서 지난해 400만원의 수익을 내고 팔았다.
▲ 다육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해 가격이 비싸진다. 전문가들은 1년 사이 최대 10배까지 가격이 뛴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고목나무가 귀중하게 여겨지는 것과 같은 논리인데, 다육식물의 경우 잎이 통통해지고 색이 진해지며 줄기가 길고 굵어지는 특징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양재동에서 거주하는 이화선(여·26)씨는 플로리스트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육식물에 대해 알게 됐다. 이 씨는 “작은 화분을 취미로만 키웠는데 최근 수요가 늘어 비싼 값에 팔리다보니 물량을 더 많이 주문해 키우고 있다”며 “취업준비와 병행해 용돈벌이로도 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방울복랑금’, ‘아이보리금’, ‘골든글로’, ‘홍미인’,‘화이트그리니’등 비싼 품종위주로 재배에 나서고 있다. 그는 경기도 광명시의 한 농장에서 화분 30개를 150만원에 샀다. 품종이 희귀할수록 기르고 나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영 선인장다육식물 연구소 주무관은 “다육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은 더욱 진해지고 크기는 커진다”며 “어린 다육은 잎밖에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가 생기는데 더 경과하면 목질화되고 단단해진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오래된 다육식물을 키운 후 매매해 수익을 남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존하는 다육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만여종에 이른다. 그 중 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는 품종은 20속(식물의 단위) 3500여종에 불과하다. 시장 점유율은 에케베리아 70%, 세덤 15%, 크라슈라 5% 등이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이상덕 연구소장은 “시중엔 주로 자란지 1년이 채 안된 다육종이 유통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3000원으로 쉽게 살 수 있는 저가 다육이로 라울, 멘도사, 노마, 레티지아 등이 있는데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워낙 번식력이 좋아 박리다매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취미로 키우시던 분들은 희귀종을 오래 키운 덕분에 뜻하지 않게 큰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희귀품종과 박리다매를 노리는 게 재테크에 가장 유리한 방법이다”고 평가했다.
▲ 다육식물 거래는 주로 온라인 상에서 활발히 이뤄진다. 대표적인 커뮤니티로는 다음 포털의 ‘꽃신’과 ‘다육이 알뜰장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다육식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사고 팔 수도 있다. 이외에도 ‘심폴’, ‘엑스플랜트’ 같은 다육식물 전문 판매 사이트에 상품을 등록해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거래를 할 수도 있다. [사진=커뮤니티 꽃신에 게시된 댓글 캡쳐]
다육식물을 통한 재테크가 활발해진 배경에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다육식물을 찾는 개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육식물은 침체기를 맞고 있는 세계 화훼시장에서도 유일하게 수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0년초 4만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다육식물 수출 규모는 2015년 240만달러로 치솟았다. 주로 다육식물을 수입하는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베트남 등 동양권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덤류 등 손톱 정도 크기의 초소형 다육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중국은 에케베리아(백분, 적 옥색 등)의 종자나 염색된 개량품종이 인기가 높다. 대만인들은 칼랑코에속 식물 등 털이 있는 종류, 태국은 꽃기린 등 꽃이 있는 다육식물을 많이 찾는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다육 마니아가 많아 두터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가격은 천차만별, 잎 색깔·크기·모양새 고려…“비싼 다육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다육 재테크 수익률은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품종이라도 잎의 색깔이나 크기, 균형감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테크족 사이에서 다육식물을 종류별로 200개가량 기르면 월평균 100~150만원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수 1만5000명에 달하는 ‘꽃신’ 카페지기 박나원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육식물의 자생지가 아니기 때문에 잘 키우기 위한 요령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육식물이 잘 자라려면 일단 온도, 관수, 햇빛, 습도 네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집에서 키우기 위해선 20도~30도의 온도 유지와 적당한 햇빛, 2주 간격으로 관수를 해주기만 해도 어느정도 성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람만큼 햇빛이 중요한데 골고루 쬐어 줘야 잎이 쭈글쭈글해지지 않고 균형감있게 자란다”고 강조했다.
보통 봄과 가을은 생육하기 좋은 시기지만 여름과 겨울은 정체기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관수(물을 주는 것)는 화분 밑에 물이 약간 흐를 정도만 주는 것이 좋다. 여름과 겨울에는 잎이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3~4주에 한 번씩만 관수를 한다. 또 습도가 높으면 잎이 떨어지므로 여름과 겨울은 특히 통풍에 신경써주면 높은 상품성을 지닌 다육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 최근에는 초소형 다육식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 레스토랑 등에 인테리어 용도로도 많이 쓰이며, 특히 일본인들사이에서 초소형 다육식물이 인기가 좋다. 다육식물은 번식시키기가 간편한 편인데, ‘잎꽃이’라고 해서 잎을 떼어 흙에 다시 심는 방식으로 개수를 늘릴 수 있다. 특히 1000~2000원 가격의 초소형 다육식물을 하나 사서 5~6개로 번식시킨뒤 1년뒤 개당 2만원으로 팔아 10만원의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고양시에서 10년째 농장을 운영중인 송숙주(51여)씨는 “처음엔 집에서 키우다가 하우스를 마련해 본격적으로 다육식물을 재배하고 있다”며 “한 달 수입이 4000만원 정도 되다보니 얼마 전 유학까지 갖다온 딸에게 하우스를 물려주기 위해 다육식물 교육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송 씨는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데다 미관상 뛰어나 재테크족들이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며 “심폴, 엑스플랜트 같은 다육식물 전문 거래 사이트에 상품을 등록하면 쉽게 사고팔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회원수 1만이 넘는 ‘꽃신’이나 ‘다육이 알뜰장터’ 뿐 아니라 국내 다육식물 전문 카페나 SNS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육 재테크에 도전하기 전에 먼저 온라인 커뮤니티나 농장 등을 방문해 다육식물 유행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유행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다육트렌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인’류처럼 잎이 동글동글한 품종과 테두리가 금색인 ‘금’류가 희귀품종으로 분류돼 높은 수요를 이루고 있다. ‘방울복랑금’을 비롯해 ‘치와와금’, ‘홍미인’, ‘아메치스’ ‘후레뉴’ 등이 인기 있는 품종이며 이들을 최적의 환경으로 키우면 크기가 커지고 색깔이 진해져 높은 금액에 판매할 수 있다.
고가 품종인 여제금의 경우 어린 식물일 때 15만원에 거래되는데 1년 이상된 여제금은 1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5년이 지나 줄기가 길고 단단해진 초금은 200만원이 훌쩍 넘는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
또 대표적인 고가 품종으로 손꼽히는 ‘방울복랑금’은 6개월~1년 정도된 어린 식물일 때 30~50만원에 살 수 있다. 현재 1년 이상된 방울복랑금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가량에 팔리고 있다.
물론 햇빛을 골고루 쬐서 균형을 이룬 모양이 더 높은 가격을 받는다. 농장을 운영하는 송 씨에 따르면 7~8년 가량된 방울복랑금의 경우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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