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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과의 협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독자적인 대북 해법은 국제사회를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대북전문가인 대니얼 핑크스톤(Daniel Pinkston) 미 앨라배마주 트로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26일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국제정세는 본질적으로 복잡한 속성을 지니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협력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번 인터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열린 ‘한반도 자유통일의 모멘텀’ 국제 세미나가 끝나고 약 20분간 진행됐다. 세미나는 자유통일국민연합(대표 신동춘)이 주최하고 본지와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한국평화협력연구원·자유민주시민연대·오.이.박.사·정책연구원 풀울림 등이 후원했다.
핑크스톤 교수는 트럼프행정부 시절의 ‘트럼프-김정은 직접 소통’이 대북 문제 해결책으로 재현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적어도) 바이든행정부는 동맹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했고 전 세계 많은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국제정세는 매우 복잡해 더 복잡해질수록 더 위험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행정부 초기 잇단 말싸움으로 긴장과 갈등이 격화됐지만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을 끌어낸 뒤 더 안정성을 구축한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기자가 묻자 “트럼프는 자기 자신만을 생각함으로써 복잡한 문제들을 야기했지만 파생되는 문제들과 주변국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다”며 “그는 오로지 돈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혹평했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사업가적 면모를 비판하지만 반대급부를 얻어내기 위한 트럼프만의 ‘레토릭(rethoric)’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기자가 말하자 핑크스톤 교수는 “(대북 문제는) 다른 이슈들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며 “기후변화라든지, 인공지능(AI)이라든지, 핵무기 그리고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등 복잡다단한 일들이 얽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국제 문제에 관한 한 누구도 독자적인 해결자를 자처해선 안 될 것”이라며 “미국도, 한국도 스스로 대북 문제를 해결하려 해선 안 되고 그래서 더욱 협력적 태도가 요구되며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핑크스톤 교수는 인터뷰에서 바이든행정부 4년간 북한이 ‘안정성(stability)’을 보였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안정된 시기라고 판단한 배경을 묻자 “미국은 훌륭한 동맹 시스템을 갖고 있어 캐나다·영국·호주·한국·일본·아시아-태평양국가·북대서양조약기구(NATO)·유럽과 함께 일해야 하고 더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국제정세가 더 복잡해지고 더 위험해지는 일을 피하게 된다”고 동맹 파트너들과 협력에 거듭 방점을 찍은 뒤 “이런 면에서 바이든과 그의 팀(행정부)이 (동맹 협력에) 더 충실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매우 안정적이지만 오래가지는 않고 어느 시점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단기적으론 평화를 수호하고 전쟁을 피하도록 우리가 (다자협력을) 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바이든행정부에서 다자협력 방식의 대북 해법이 동력을 잃은 원인으로 바이든의 노쇠함을 꼽았다.
그는 “바이든은 너무 연로하다. 어느 시점엔 은퇴해야 한다. 이 일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고된 일이기에 쉽게 지치는 올드맨이 할 일은 아니”라며 “그래도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핑크스톤 교수는 “북한은 조선시대처럼 정권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의 파국적 말로에 관해서도 짧게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매우 안정적인 시기이지만 변화는 생길 수 있다”며 “알다시피, 김정은이 죽거나 쿠데타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다만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고 정확한 날짜를 예측할 수 없어 일종의 좌절감을 준다”며 “10년·20년 혹은 50년이 걸릴 수도 있고 다음주에 급작스럽게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으나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내재적 난맥상들이 불거지면서 붕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그는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여태껏 누구도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했고 국제 시스템이나 (북한) 국내 시스템은 물론이고 누구도 지배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면서 “사회적 역동성 때문에 누구도 북한 사회를 통제하지 못하고 심지어 노동당이나 김정은도 북한을 100% 통제하진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조건’만이 있을 뿐”이라며 “북한 시스템은 비효율적이고 자원 배분의 실패에 따른 빈곤·식량난, 개인의 자유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의 자유가 박탈된 억압된 사회”라며 체제 자체의 불안 요소를 열거했다.
이어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미래 어느 시점에 불완전성이 증대될 것이고, 체제의 지속성이 이어질 수 없을 것”이라며 “안정된 조선시대가 100여 년 전 갑자기 붕괴한 것과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조선시대도 청나라처럼 내부의 부패와 비효율성 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면서 망국에 이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핑크스톤 교수는 국제위기그룹(ICG) 서울사무소장과 캘리포니아 핵확산금지센터의 동아시아 담당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평화협력위원회(Korea Council for Peace and Cooperation) 전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타임지 등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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