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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미츠비시 등 일본 전범기업에 3조 원 이상 투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가 폭도 1년 새 1.5배로 컸다. 두 기관은 특별한 의도로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지만 노후자금을 전범기업 주식에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는 일제 강제동원 기업인 일본 전범기업에 3조7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범기업 63곳에 총 2조2700억 원을 투자했다. 2022년 말 1조5400억 원과 비교해 1.5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는 올해 5월 기준 전범기업 31곳에 약 8000억 원(5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 모두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해 온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국민연금에서 1000억 원 이상 투자한 일제 강제동원 기업은 4곳이었다. 규모별로 신에츠 화학 6950억 원, 도요타 5350억 원, 미츠비시 전기 1230억 원, 다이킨 산업 1130억 원 순이었다.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불복한 미츠비시 그룹사(전기·중공업·화학)에 투자한 총액은 2150억 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이에 대해 “전 세계 40개국 이상 4000개 종목 이상의 종목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고‘특정 개별기업’을 따로 투자 단위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 미쓰비시의 매각만을 두고 투자손익을 계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공사도 “특정한 의도가 없고 글로벌 지수(MSCI)를 추종하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에 따른 것이다”고 답변하며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굳혔다.
안도걸 의원은 “세계 최대규모 노르웨이국부펀드(NBIM)에서는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ESG)뿐 아니라 인권·환경훼손·부패 등의 문제를 가진 기업을 핀셋 배제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두 기관이 인권을 훼손하고 우리나라 제도에 불응하는 일제 강제동원 기업 주식에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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