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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동안 중앙은행가로 일하면서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라는 긴 침체를 목도한 전 일본은행 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의 회고록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 출간됐다.
일본은행은 일본의 장기 불황을 초래한 당사자로 지목되곤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참고해야 할 정책 실험실로 재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한 국가의 경제가 각 주체의 행위·정책·사회 분위기라는 다면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어떻게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2023년 일본은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9%로 25년 만에 연간 경제 성장률에서 한국(1.4%)을 추월했다.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2024년 7월 최고점 42,426포인트를 기록해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바야흐로 30년 장기 침체를 빠져나오는 국면이다.
반면 한국은 △경제 성장률 추락 △부동산 버블 △세계 4위 수준인 GDP 대비 가계부채율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을 연상케 하는 징후가 역력하다.
이 책은 한일 간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이 시점에 일본이 지나온 길과 한국이 놓인 상황 그리고 앞으로 돌파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대차대조표처럼 꼼꼼하게 대조한다.
과연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할 것인가, 그들이 걸었던 어두운 침체의 터널을 오래도록 걸어갈 것인가?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는 이 질문에 의미심장한 답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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