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탄핵 나선 野… 與 “광란의 칼춤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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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金여사 불기소 책임 심우정에게 물어야”
추경호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검찰총장 탄핵 사례는 0건… 실제 이뤄질지 주목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3:55:19

▲ 심우정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김건희 여사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광란의 탄핵 칼춤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불기소 결정으로 대한민국 검찰은 사망했다. (주가 조작 의혹 등 진상 규명을 원하는) 국민 요구에 제대로 화답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며 “(김 여사 불기소는) 검찰을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대 사건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심 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불기소 결정에 참여한 검사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라며 이들 모두에 대한 탄핵 검토를 시사했다.

민주당 의원 40여 명은 앞서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심 총장·이 지검장·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탄핵에 대한 지도부 차원의 공유가 있었고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탄핵소추 절차·시기는 원내지도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검사 탄핵소추 가결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국회 의석수는 170석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민주당이 심 총장 탄핵안을 발의하면 검찰총장 탄핵 시도는 헌정사 7번째이자 김대중(DJ) 정부 이후 23년만이다.

국민의힘은 강력히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성을 잃은 민주당의 탄핵 중독이 극에 달했다. 검찰총장·중앙지검장 탄핵은 사실상 검찰을 올스톱시키겠다는 것이고 한국 사법시스템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이재명과 민주당을 향한 검찰 수사·기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 선고가 임박해지자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민생·국정을 볼모로 한 민주당의 위험한 탄핵 놀음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생을 무너뜨리는 광란의 탄핵 칼춤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태준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장외집회 예고를 두고서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 검찰청 해체를 선언하고 검찰총장 탄핵을 예고하더니 급기야 대통령 하야까지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통째로 마비시키려 한다”며 “이 대표가 결백을 주장해야 할 곳은 광장이 아닌 법정”이라고 했다.

검찰총장 탄핵이 실제로 이뤄진 적은 없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민주당이 김도언 전 검찰총장을 탄핵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DJ 정부 시절인 1998·1999년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김태정 검찰총장 탄핵안을 냈으나 폐기·부결됐다. 1999년과 2000년의 박순용 검찰총장 탄핵 및 2001년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안도 모두 폐기됐다.

다만 현 정부 들어서는 검사 탄핵이 이뤄진 바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 간첩 조작 의혹과 관련해 안동완 검사가 탄핵됐고 동년 12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손준성·이정섭 감사가 탄핵됐다. 이 중 안동완·이정섭 검사의 탄핵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기각됐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