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한화 대출 쏠림… 전체 여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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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여신 잔액 136조 원 중 13조 원을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출
尹정부 출범 후 수은의 한화 여신 3배 ↑… “공정성 시비 우려”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1:23:59

▲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0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135조63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 계열사의 여신 잔액은 13조2532억 원이다. 전체 여신의 9.8%에 달하는 규모다. ⓒ스카이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기 때문일까? 방산 수출을 위한 정책 지원 때문일까? 수출입은행이 전체 여신의 10%가량을 한화그룹 계열사에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136조 원 중 13조 원 규모다. 현 정부 출범 후 한화그룹 여신 잔액은 약 3배 불어났다. 동일차주 여신한도 예외 신청 등 수출신용기관이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 20일 수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135조63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 계열사의 여신 잔액은 13조2532억 원이다. 전체 여신의 9.8%에 달하는 규모다.

상위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은 더 크다. 수은의 여신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26조6392억 원) 중 한화그룹 계열사 2곳(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여신 잔액은 9조5886억 원으로 전체 36%가량을 차지했다. 타 그룹과 비교해서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는 의미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비중이 큰 것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효과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에도 수은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해 집행한 금액이 9조4336억 원(한화오션 4조7233억 원)에 달해 단순 기업결합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한화그룹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한 수은 여신은 2021년 말 3조829억 원이었으나 정부 첫해인 2022년 말 4조4747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 11조460억 원, 8월 말엔 13조2532억 원까지 불어났다.

▲ 수출입은행 여신 지원 현황 및 한화 계열에 대한 지원 현황. 차규근 의원실

정책적 도움도 받았다. 수은은 4월 한화그룹에 대한 동일차주(계열) 신용공여한도 소진율(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액)이 법에서 제한하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에 예외 취급 승인을 받았다. 앞서 2월에는 방산 수출 지원을 명분으로 법정 자본금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하며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혜택을 부여했다.

차규근 의원은 “예외 취급 승인 신청이 되지 않았더라면 5월 말 기준으로 한화 계열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소진율이 49.1%에 달해 법정 자본금 확대가 확정되지 않은 당시 상황에서는 추가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며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수은은 법 개정과 신용공여한도 예외 취급까지 신청하면서 한화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던 셈이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수은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동안 검찰 출신 여러 명이 한화그룹에 재취업했다고 꼬집었다.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손해보험·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8명이 취직했다. 7월에는 여당 당직자 출신인 차순오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수출입은행 상임감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차 의원은 “한 국가의 수출신용기관이 특정 기업에 여신을 몰아주게 되면 본래 취지가 어떻든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뿐아니라 막대한 여신이 특정 계열 그룹에 몰리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