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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중교통의 열악한 현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한 탈북인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정도이니 그나마 집집마다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며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일명 써비차를 이용한다고 한다.
써비차라는 단어가 어감상 ‘써비스’를 생각나게 해서 마치 북한 당국이 주민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해 주는 차로 오해할 수도 있다. 써비차는 말 그대로 트럭에 사람을 태우고 영업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중 국경에서 그나마 써비차로 이용되는 트럭을 보는 일도 흔한 건 아니다. 그만큼 차량 운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양강도 혜산시에서 보천보 방향으로 보바치령이라는 고갯길이 있다. 마침 트럭 한 대가 그곳을 달리고 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뽀얀 흙먼지를 흩뿌리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트럭 짐칸에 빼곡히 채워진 건 짐이 아닌 사람이었다. 뼛속을 에이는 백두산자락 칼바람 앞에 잔뜩 몸을 웅크린 북녘 사람들이었다.
저마다의 표정에선 세상만사 온갖 시름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어떤 화물차를 보든 짐칸에는 사람이 올라 앉아 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의 삶을 이토록 처참하게 만드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짐짝 취급당하는 그곳을 결코 인민의 낙원이라 포장해서는 안 된다. 트럭 위에 앉은 그들은 말 그대로 사람이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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