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서 ‘바라카 신화’ 재현할까… 30조 원전 수주전 6월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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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탈락하면서 한국·프랑스 경합
안덕근 산업부 장관 체코행… 힘 실어주기
유럽 교두보 확보 시도… ‘지재권 분쟁’ 변수 가능성

이소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1 12:53:38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맞붙는 체코 원전 수주전 결과가 이르면 6월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21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CEZ)는 30일까지 한수원과 EDF로부터 원전 4기 건설 방안을 담은 수정 입찰서를 받는다.

최소 30조 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원전을 수출하게 되며 성장하는 유럽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체코는 원래 원전 1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미국 웨스팅하우스·한수원·EDF로부터 입찰서를 받았으나 탈탄소 도전으로 원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월 두코바니에 2기, 그리고 테멜린에 2기 등 총 4기의 원전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후 한수원과 EDF에 4월까지 이 같은 변경 사항을 포함해 수정 입찰서를 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서를 제시하지 못해 수정 입찰서 요청 대상에서 배제됐으며 결국 수주전은 한수원과 EDF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CEZ는 6월 중순까지는 검토안을 체코 정부에 넘길 예정이며 이로부터 한 달 이내에 우선협상자가 결정된다. 이 같은 시간표대로면 이르면 6월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체코 원전 수주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 수출을 목표로 제시한 정부도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전을 지원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정부의 고위 인사들에게 한국 원전의 경제성과 신뢰성을 알리기 위해 체코를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EDF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공기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어 6월 우선협상자 선정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수원의 기술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체코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은 정해진 기간 안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전을 공급하는 온타임·온버짓을 앞세워 수주에 나설 것”이며 “한수원은 원전 운영 초기에는 웨스팅하우스 도움을 받았지만 현재 수출을 추진하는 APR1400은 이후 독자 개발한 모델인 만큼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lsj@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