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시 43만 원 보장”… 보험 불완전판매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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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설 이용 가능성 적어 상급종합병원·1인실 관련 보험금 없을 수도
무‧저해지상품 중도해지 시, 승환계약 가입 시 손실 발생 우려도 지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7 12:03:57

▲ 금융감독원은 17일 절판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보험업권 내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소비자 ‘주의’ 경보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43만 원을 보장한다는 설계사 말은 달콤했다. A씨는 상급종합병원 입원 및 1인실 입원일당특약에 가입하고 특약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10년간 총 47만 원 납입하다가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동네 병원 소견서를 들고 종합병원에서 총 6차례 항암 치료를 받기로 했지만 1인실을 사용할 수 없었다. 입원 수속마다 1인실에 빈자리가 없었던 터라 A씨는 결국 다인실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은 상급종합병원‧1인실 등 입원비용 담보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의료시설 이용 가능성, 실손의료보험 가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저해지상품에 대해선 저축 목적에 적합하지 않고 중도해지하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특정 보장한도를 과도한 수준으로 증액하거나 보장성보험임에도 높은 환급률만을 강조하는 등 불합리한 상품개발‧판매가 지속되고 있고 절판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보험업권 내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소비자 ‘주의’ 경보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부 보험사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1인실 입원비용 보장한도를 최대 ◎◎만원까지 보장한다고 강조‧안내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급종합병원은 전국 47개에 불과할 정도로 접근성이 낮다. 충북·전남·울산 지역에 상급종합병원이 1개이고 경북·세종·제주엔 아예 없다.

1인실 병상도 병원 전체 병상과 비교해 매우 적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인실 병상 수 비중은 상급종합병원 전체의 6.8%, 종합병원 전체의 6.1%에 불과하다. 100명의 가입자가 1인실 병상을 이용하고 싶다고 해도 94명은 병실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금감원은 상급종합병원 또는 1인실 입원비용 담보의 경우 해당 의료시설 이용 가능성이 크지 않아 가입자 기대(보장한도)보다 실제 보험금이 적거나 없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입원비용 관련 유사 담보를 복수로 가입하면 불필요하게 추가적인 보험료만 부담할 수 있다”며 “특히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관상 보장한도 내 제 발생한 입원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입원비용 담보 가입 결정 시 먼저 가입 보장내역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무‧저해지상품에 대해선 사망보험금 등을 담보로 하는 보장성보험이라서 저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높은 수준의 단기 환급률만 보고 가입한다면 가입자 기대와 달리 중도해지 시 해약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